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의 첫 대면협상이 피랍사건 발생 23일 만인 10일 전격 성사됐다.

특히 유엔의 신변보장을 고수해온 탈레반 측이 아프간 정부의 신변보장 각서를 믿고 협상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의 통화에서 "가즈니주와 아프간 정부 당국자가 서면으로 신변안전 보장을 했다"며 "이에 따라 탈레반은 물라 무하마드 바시르와 물라 나스룰라 등 2명을 협상팀으로 선정했으며 이들은 가즈니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아마디는 "회담은 가즈니주에서 카불시간 오후 6시15분(한국시간 오후 10시45분)께 시작됐고 최대 3시간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랍 위성채널 알 자지라도 아마디의 말을 인용,탈레반 대표단 2명이 가즈니주에 있는 한국 대표단을 만나러 이날 오후 6시(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에 출발했으며 협상은 아프간 정부의 안전보장하에 가즈니주 주도인 가즈니시티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탈레반 측은 기존의 요구사항인 탈레반 수감자 8명 우선 석방이라는 협상조건은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즈니 지역 탈레반 사령관인 압둘라 잔도 교도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협상 진행 사실을 전하면서 "탈레반 포로의 석방을 원할 뿐 인질 석방 대가로 돈을 바라지는 않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