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노동매매 자제.리스크관리 주력해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우려의 여파로 국내 증시가 10일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80.19포인트(4.2%)나 급락해 지난 7월 초 수준으로 후퇴했다.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이슈로 촉발된 글로벌 신용 경색 우려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어서 국내 증시는 당분간 기간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한국 증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서브프라임의 직접적 영향에서 벗어나 있어 제한적 영향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1800 안팎 지지 후 기간조정 예상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750∼1800선에서 일단 하락세를 멈출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단기간 반등 재료는 없어 당분간 기간조정 장세가 진행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민연금과 국내 기관이 확보한 현금이 아직 풍부하므로 1800선 수준에서 지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기술적으로 60일 이동평균선인 1804 정도에서 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라며 "한국 증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이 덜해 서서히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750선,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장은 1780선 근처에서 1차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하락세가 멈추더라도 당분간 박스권에서 기간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일 한화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불러온 신용 경색은 일회성이 아닌 '현재진행형' 이슈므로 적어도 1개월 이상 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1800선 이하로의 추가 하락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영호 JP모건증권 전무는 "이번 신용 경색은 과거 LG카드사태 때와 비슷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며 수개월간 기간조정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13일 발표되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와 22일의 일본 금리회의도 변수다.

중국 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 긴축 가능성이 제기되거나 일본이 금리를 올려 엔 캐리 자금 청산 우려가 커질 경우 하락폭이 깊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권하는 분석가들이 많다.

양 부장은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면서 1800선 부근에서는 정보기술(IT) 업종을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센터장은 "1800∼1900 중반대 사이의 박스권을 염두에 두고 대응하라"며 "하반기 반도체와 LCD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IT주와 실적에 비해 낙폭이 과대한 은행주 등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반면 윤 센터장은 "신규 매수는 자제하고 추세 전환 신호를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보유 중인 주식은 성급히 팔지 말고 일단 보유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태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계기로 글로벌 금융자산이 미국 이외의 우량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어 이 경우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투자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며 "신용 경색 우려가 실물경제로 전염될 가능성은 높지 않으므로 수출경쟁력이 있는 IT 자동차 등의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