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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현 교수의 이슈경제학] 강남 부동산 가격 오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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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 가구가 사는 골목에 가로등이 있어서 밤의 골목길을 환하게 비춰 주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가로등이 고장 나서 꺼져 버렸다고 하자.누가 이 전등을 고칠 것인가.

    물론 예외가 있을 수 있지만 일단은 열 가구 중 한 가구가 이를 고치려 나서는 상황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시간이 흐른 뒤 동사무소나 구청에서 나와서 이를 고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우리 주위에서 종종 발생한다.

    '모든 사람의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라는 말에서도 비슷한 뉘앙스가 풍긴다.

    그리고 그 뒤에는 바로 '공공재'와 '무임 승차' 문제가 얽혀 있다.

    사과를 하나 사서 먹는다 하자.해당 사과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소비할 수 없다.

    내가 먹는 순간 다른 사람은 소비를 못하게 되므로 여럿이 동시에 소비할 수 없다.

    소비의 경합성이 존재하는 부분이다.

    또한 내가 먹는 경우 남이 먹는 것을 배제할 수 있다.

    바로 소비의 배제성이 존재한다.

    이에 비해 가로등 불빛은 어떤가.

    열 가구가 다 같이 동시에 소비 가능하므로 소비의 비경합성이 존재한다.

    또한 내가 불빛을 소비하는 경우 남이 그 불빛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것을 금지할 수 없으므로 비배제성이 존재한다.

    물론 그 불빛이 전 도시를 다 밝힐 수는 없지만 불빛이 비추는 구역을 기준으로 볼 때 가로등 불빛에는 소비의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재화를 공공재라 부른다.

    그런데 이처럼 소비의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이 존재하는 경우 무임 승차(free riding) 문제가 발생한다.

    한 가구가 나서서 고장 난 가로등을 고칠 경우 다른 모든 가구도 그 혜택을 받게 된다.

    자기만 소비하는 물건이라면 금방 고쳐 버리고 끝나겠지만 모두가 소비하는 경우는 어느 한 가구가 선뜻 나서지 않게 되는 것이다.

    비용은 혼자 부담하지만 수익을 다 같이 챙기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조금 주저하게 된다.

    결국 공공재는 이처럼 내버려두면 사회적으로 적정한 수준보다 적게 공급된다.

    이처럼 사적인 시장 메커니즘에 맡기면 적정 수준보다 과소 공급되므로 공공재의 존재는 외부성의 존재와 더불어 시장 실패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공급해야 한다는 정부 개입의 정당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정부에는 외부성을 치유하면서 공공재를 적정량 공급하는 존재로서의 의미가 부여된다.

    따지고 보면 국방이나 치안도 정부가 생산하는 중요한 공공 서비스인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발짝 더 따지고 들어가 보면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난다.

    정부는 공공재나 공공 서비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사람과 돈이 필요하므로 국민의 세금을 거둬 이를 생산 공급하게 되는데 문제는 정부가 독점적으로 생산 공급하는 공공재의 생산 과정이 과연 효율적이냐라는 것이다.

    공공재와 서비스 생산에도 일정한 산출을 위해 비용이 최소가 되어야 한다는 최소 비용의 원칙과 주어진 비용으로 가장 많은 산출을 해야 한다는 최대 산출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정부 조직의 비효율성이 심각하게 부각되는 부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교도소에서 이루어지는 교도 행정은 대표적인 공공 서비스이다.

    그런데 주지하다시피 최근 미국에서는 교도소를 민영화하는 주가 여러 곳 생겨나고 있다.

    1984년 테네시 주에 민영의 남자 교도소와 여자 교도소가 설립되었고 텍사스 주에서는 이민국 구금 시설을 시작하여 민영 구금 시설을 다수 설립 운영하고 있다.

    공공 서비스의 영역이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치안의 경우에도 사설 경호업체나 보안업체들이 나와서 치안은 공공의 영역이라는 관념을 허물어뜨리고 있는 모습이다.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기는 하나 경제학자 티부(Tiebout)는 공공재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지적을 하고 있다.

    지방 정부별로 제공되는 세금과 공공재의 조합 내지는 패키지가 각각 다르다는 전제하에 소비자들이 이 패키지를 잘 판단하여 가장 바람직한 조합,곧 적정한 세금과 양질의 공공재를 제공하는 지방 정부를 찾아갈 경우 최적의 해법이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가장 좋은 지역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는 '발로 하는 투표(voting by feet)'라고 불렀다.

    이렇게 보면 소위 잘나간다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왜 비싸지는지 금방 설명이 된다.

    사람들은 최적의 세금과 공공재의 패키지가 제공되는 곳을 찾게 되고 그 결과 '발로 하는 투표'가 진행되며 이는 특정 지역의 부동산 수요를 높이면서 해당 지역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왜 이리 외국으로 나가는지도 설명이 된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그 중 일부는 역시 지나친 규제와 높은 세금 등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재와 세금의 조합이 기업들의 입맛에 맞지 않았고 결국 이들이 '발로 하는 투표'를 통해 보다 나은 국가를 선택한 결과 기업들의 해외 탈출 러시가 일고 있는 것이다.

    그뿐인가.

    사립 학교가 있다고는 하나 사실상 공공재로서 정부의 통제를 받는 교육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고 결국 2만여명 이상의 엄마와 자녀가 보다 나은 교육 서비스를 찾아 해외로 탈출한 결과 등장한 기러기 아빠들의 모습에서도 발로 하는 투표 현상이 엿보인다.

    이제 공공재의 범위,그리고 정부에 의한 독점적 공급 문제를 좀 더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가능한 한 그 범위를 줄이면서 사적 시장의 영역이 늘어나도록 새로이 개념을 정립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서울시립대 교수 chyun@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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