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신형 하이브리드차 출시 계획을 일제히 연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밝혔다.

이 신문은 도요타가 당초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고성능 하이브리드차를 내년부터 2010년까지 모델에 따라 단계적으로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안전상의 이유 때문에 발표 시기를 1~2년씩 늦출 것이라고 도요타 내부 전략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도요타의 기존 하이브리드차에는 니켈메탈 배터리가 사용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도요타의 픽업 트럭 툰드라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세쿼이아의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도 2013~2014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20만대에 이어 올해 60만대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하려 한 도요타의 판매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요타가 신형 하이브리드차 출시를 늦춘 것은 개발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가 과열돼 불이 붙거나 폭발할 위험성이 발견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소니가 노트북PC에 사용한 리튬이온 배터리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 신문은 "하이브리드차는 도요타가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업체로 등극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주인공"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도요타의 신형 하이브리드차 출시 지연은 역으로 GM에 재도약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GM과 크라이슬러는 GM-크라이슬러-BMW가 공동 개발한 엔진을 이용해 내년에 대형 SUV 하이브리드차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