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가 확대되면서 신용도가 좋은 우량 담보대출인 이른바 '점보 론'의 금리까지 오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모기지 시장의 16% 정도를 차지하는 점보론은 신용도가 좋은 사람들이 고가 주택을 구입할 때 이용하는 대출로 신용 부실과는 거리가 멀지만 최근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타격을 받은 대출기관들이 점보론의 금리까지 인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중순만 해도 6.5%였던 30년 만기 점보론의 고정금리는 지난주에는 평균 7.1%로 올랐고 이번 주들어서는 7.34%까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에서 시작된 채무 불이행 증가가 서브프라임과 프라임모기지의 중간 정도에 있는 '알트에이' 모기지까지 확산됐지만 채무 불이행이 드문 점보론 같은 우량 대출의 금리까지 오르는 것은 미국의 신용부실 우려가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뉴센트리 파이낸셜 그룹이 지난 4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뒤 청산운명을 맞은데 이어 아메리칸 홈 모기지 인베스트먼트가 6일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신용 부실 여파가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대출기관들이 투자금 상환 요구에 시달릴 수 있을 것을 우려해 우량 담보대출자들에게까지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수세적인 경영에 들어간 것이다.

점보론 같은 우량 담보대출의 금리 상승은 또한 중산층들이 살 수 있는 50만~70만달러 가격대의 주택이 많은 지역의 집값에 하향 압력이 될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프레디맥과 함께 미국의 국책 주택담보대출 양대기관의 하나인 패니매는 모기지 수요를 되살리고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자신들의 모기지 및 모기지 관련 채권의 보유한도를 확대해 줄 것을 연방주택기업감독청(OFHEO)에 요청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