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조원 투입 … 도심 재개발 등 인프라 확충

국가 이비지 제고 '세계 리더'도약 스타트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365일 앞으로 다가왔다.

베이징의 시간은 개막식이 열리는 2008년 8월8일 8시에 맞춰졌다.

시내 31개의 경기장 등 올림픽을 치르기 위한 기본 시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지하철과 국제공항의 제3터미널 건설이 착착 진행되고 있고,문화대극원(극장)도 만들어지고 있다.

7일부터는 100만대의 차량통행을 통제하는 등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각종 실험이 시작됐다.

올림픽 개최를 정확하게 1년 앞둔 8일 저녁에는 톈안먼 광장에서 중국의 지도자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올림픽성공적 개최를 다짐하는 대규모 집회도 열린다.

베이징시는 완전히 올림픽체제로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림픽 개최에 부여하는 의미부터 다르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미디어센터 리잔쥔(李湛軍·49) 주임은 "베이징의 올림픽개최는 중국이 '중국인과 개는 출입금지'라는 치욕을 떨치고 선진강국으로 진입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올림픽을 통해 세계의 리더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그랜드 차이나 프로젝트(Grand China Project)'가 가동되고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5개 대륙을 통과하는 것은 물론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에 길을 내 성화를 봉송하겠다는 계획도 세계의 중심이 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이런 야심에 걸맞게 옛 왕조의 수도에서 국제화한 도시로 재탄생하고 있다.

2250억위안(약26조원)의 자금이 경기장 시설 외에 공항과 지하철 건설,도심재개발 등 인프라 확충에 투입됐다.

특히 연간 7600만명을 수송할 수 있는 수도공항의 3터미널은 올림픽 메인스타디움과 함께 영국 '더 타임'지로부터 '세계적 건축물'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4개 노선이 동시에 건설되고 있는 지하철은 물론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경전철,톈진시와 베이징을 연결하는 고속전철을 내년초에 완공,베이징의 역동성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톈안먼광장 서쪽에는 중국의 문화발전을 상징하는 국가 문화대극원이 건설 중이다.

자연에 대한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시는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인공강우 실험을 하고 있다.

하늘에 대고 대포로 요오드가루 등을 뿌려 인공비를 내리는 것이다.

어떤 조건에서 비를 뿌려야 공기가 맑아지는지,그리고 개폐막식 등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비가 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어떤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 거리마다 CCTV가 설치돼 담배꽁초나 침을 뱉는 사람을 단속하고,중앙선 침범같은 무질서를 바로잡고 있다.

그러나 고민도 많다.

중국이 인권탄압국인 수단을 지원한다는 것 때문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개막식 연출 고문직을 사양하는 등 정치적 공격이 잦아지고 있다.

또 중국정부가 "인공위성을 동원해서 식품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유통경로를 추적해서라도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지만 중국 식품에 대한 불신을 쉽사리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극심한 대기오염 역시 당국의 노력에도 개선될지 의문이다. 베이징 시내의 공장을 수백㎞ 떨어진 곳으로 이전했지만 산시성이나 허베이성 등 베이징 외부에서 날아오는 오염물질을 막아낼 방법이 마땅치 않다.

CNN은 올림픽을 1년 앞둔 베이징시의 준비과정을 기획 보도하면서 오염이 걱정스럽다는 것을 집중 방영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은 중국이 급작스럽게 돈을 많이 번 졸부의 나라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세계의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인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