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섞지 않고 과일과 야채를 압착,즙을 그대로 포장해 만드는 스퀴즈(착즙) 주스 시대가 열렸다.

그동안 고급 주스시장을 선도해 온 100% 프리미엄 주스들은 생주스를 가열,7배 정도 농축시켜 수입한 뒤 국내에서 물을 보충한 농축환원 주스였다.

웰빙 열풍에 따라 과일과 야채 본연의 맛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스퀴즈 주스가 새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물과 인공첨가물을 넣지 않은 100% 주스

풀무원은 최근 경남 합천 지역 딸기와 경기 강원 지역 토마토를 원료로 만든 스퀴즈 주스 '아임리얼' 토마토와 딸기를 내놨다.

과일과 야채의 영양을 보존하기 위해 비가열 방식으로 착즙해 냉장 유통하는 아임리얼은 설탕과 시럽을 넣지 않고 국산 배즙으로 시원한 맛을 낸 게 특징.풀무원은 이 주스를 0∼5˚C로 보관·유통하기 위해 대형 마트와 백화점 등에 전용 냉장고를 배급했다.

이에 앞서 중소 식품업체인 자연이담과 자연원도 6월 사과와 감귤,당근 토마토 주스 등 '스트레이트' 주스 3종과 사과,배,감귤 등을 재료로 만든 '갓 짜낸' 주스 3종을 각각 출시했다.

이들은 순수 국산 과일과 채소를 씻어 첨가물을 섞지 않은 채 과육과 씨를 통째로 짜냈다.

롯데칠성은 지난 4월부터 트로피카나 퓨어프리미엄 주스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프리미엄 냉장 주스의 2배 이상

국내에서 냉장 유통되고 있는 100% 프리미엄 오렌지 주스에 표기된 'NFC'(비농축 과즙)란 단어는 특정 업체의 등록상표일 뿐 실제로는 대부분 농축환원 주스로 밝혀졌다.

농축환원 주스는 실제 과일보다 강한 맛을 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소비자들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200㎖ 병당 1000원 안팎인 프리미엄급 냉장주스 시장은 2004년 950억원을 정점으로 위축되고 있는 실정.반대로 생과일 전문점에서 팔고 있는 병당 4000원 안팎의 주스 소비는 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스퀴즈 주스들의 가격대는 생과일 전문점 주스에 비해서는 낮지만 프리미엄급 냉장주스보다 2배 이상 높다.

1ℓ들이 병 주스를 만드는 데 사과 7∼8개,배 2∼3개,감귤 12∼13개가 각각 사용되기 때문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것.생과일전문점을 찾거나 과일을 직접 짜마시던 여성들과 과일 맛을 그대로 즐기고 싶은 남성 등 젊은층들이 주소비층이지만 아직 인지도가 낮아 판매가 활발하지는 않다.

이명섭 자연이담 대표는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갤러리아 본점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감귤주스 등이 매주 30∼40병(710㎖ 병당 6900원)씩 팔리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농축환원 주스와 스퀴즈 주스 간의 차이를 안다면 판매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