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은 6일 조선업 호황으로 신규 선박생산 설비 투자가 늘어나고 있어 경기하락 시 조선업종에 심각한 위험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세계 선박수요의 호황으로 블록 가공, 선박 수리 등 국내 조선관련업체들이 선박 생산으로 전환하거나 조선소 신설을 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경남 통영시의 성동조선해양과 SPP조선 등 블록을 제작해 대형 조선소에 납품하던 업체들이 2005년부터 신규 선박 생산에 본격 가담했고, 국내 해안지역에서 약 20여개 업체가 기존시설의 확장 또는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연구원은 이에 세계 조선시장이 경기 하강시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우려했다.

지금은 조선호황으로 조선업체들이 건조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선박 공급과잉 및 운임하락, 세계경제의 둔화조짐이 가중되면 조선불황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는 초과수요로 인해 경쟁력보다 건조능력이 수주에 가장 중요하지만, 상황이 반전되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쟁력, 특히 가격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조선소들이 높은 선가, 수주물량 증가로 건조능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나, 인력부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원화 환율의 불리한 전개 등은 시장의 국면 전환 시 치명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홍 연구위원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조선산업의 주도국으로 정점과 저점을 경험했던 일본과 유럽의 사례를 보면 세계시장의 수요감소로 건조능력과 건조량이 60~78% 줄었고, 고용도 7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 하강 시에는 선주들이 선박인수를 지연하는 사례도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 연구위원은 “초과수요가 존재하는 현 상황에서는 선박 건조설비의 신증설이 손쉬운 대응전략이겠지만,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설 조선소들의 경우 1차 경쟁상대인 동일 선종 및 선형시장 내 업체들보다 비용 및 생산성 면에서 상대적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고, 나아가 절대적 경쟁력을 확보해야 세계수요 감소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홍 연구위원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선종 전문화 추진 및 생산성, 비용, 시간관리 능력과 기술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