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이 단기급등 부담과 외국인의 매도 등으로 인해 당분간 조정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올해 상승 배경이 됐던 미국 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가는데다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너무 가파르게 올라 최소 1개월에서 3개월 가량 1,800선의 지지를 받으며 기간 조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증시는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데다 기업실적 회복속도가 빠르고 증시 자금사정이 좋아 지난주 코스피지수 장중 고점인 2,015.48포인트에서 10% 가량 조정을 받는 1,800선에서 가격 조정을 마무리하고 재상승을 위한 기간조정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급락배경은 가격 부담이 주 요인 = 글로벌증시의 급락세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 우려가 발단을 제공했지만 국내 증시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하락률을 보인 것은 단기 급등으로 가격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서명석 리서치센터장은 "급락 원인은 일단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 증시의 조정이 가장 크다고 보며, 여기에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라고 전제하고 "단기 급등에 대한 기술적 조정 차원에서 최근 급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구희진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현상이 심각해진데다 단기 급등에 따른 상승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에 힘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증시 상황이 지난 주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투자 심리가 불안한 가운데 외국인의 매도 공세 속에 연기금의 인덱스 스위칭 등으로 프로그램 매물까지 겹치면서 수급 균형이 와해돼 낙폭을 제어하기 힘든 상황이 연출됐다"고 분석했다.

◆1,800선에서 1차 지지 기대 = 서명석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과열 징후가 많고 고점이 일단 형성된 뒤라 상당기간 조정을 거칠 확률이 크다"면서 "1차 지지선은 직전 고점인 1,800선이 될 것이고 3개월 정도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철 연구위원은 "투신권도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여서 당장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횡보 또는 추가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1,800선에서 지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구희진 센터장은 "8월 한달 간은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1차 지지선으로 1,850선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것이 붕괴될 경우 2차 지지선으로 1,760선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1차 지지선은 과거 저항선 역할을 했던 1,800~1,810으로 보고 있으나 이 마저 무너지면 1,770선이 2차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문기훈 리서치센터장은 "추가 급락보다는 1,800선을 중심으로 지지선을 형성하며 등락 과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제하고 "1차 지지선인 1,830이 무너지면 1,78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량주 저가 매수기회 노려라" = 서명석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시장에는 장기 상승에 대한 기대와 단기 급락에 대한 공포가 공존하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조선, 철강 업종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중소형주들로 단기 대응하면서 위험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위원은 "장기 상승 흐름이 무너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점 대비 7~8%의 조정을 받은 코스피지수 1,850선 아래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저점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본다"면서 "기존 선도주인 조선, 기계보다는 IT, 자동차, 내수, 건설 등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희진 센터장은 "기업 펀더멘털은 아직 견조하고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추세 반전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운송, 보험 등 실적 개선 업종이나 은행 등 저평가 업종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는 전략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정보파트장은 "바닥다지는 기간이 나타나야 하기 때문에 8월 중 계속 기간조정을 거칠 것을 보인다"면서 "1,800선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므로 조선, 기계, 철강, 건설 등 우량주를 중심으로 선별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필요하지만 너무 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