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에서 30일(현지시간) 종군위안부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

이 중 가장 주역으로 꼽히는 사람은 마이클 혼다 의원.그는 작년에 제출된 결의안이 일본의 로비에 의해 회기종료 방식으로 자동 폐기되자 지난 1월31일 결의안을 다시 제출하는 등 '꺼진 불씨'를 되살려낸 주인공이다.

1941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그는 태평양전쟁이 발생하자 적국인 일본계라는 이유로 콜로라도주의 강제수용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일본계 3세다.

혼다 의원은 결의안이 통과된 후 "위안부 결의안 통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면서 "일본 정치인들에게 미래에 대한 책임을 강조한 것으로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혼다 의원이 의회 내에서 결의안 통과에 앞장선 주역이라면 김동석 뉴욕 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은 결의안이 채택되도록 한인들의 역량을 한곳에 모은 숨은 주역이다.

그는 혼다 의원과 긴밀히 연락하면서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출신 의원들을 차례로 설득했다.

의원들에게 팩스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고 서명운동 등을 주도했다.

이들 외에 미 하원 청문회에 위안부 출신으론 처음으로 출석해 일제의 만행을 샅샅이 고발한 이용수·김군자 할머니 등도 차갑던 미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이용수 할머니 등은 지난 2월 열린 청문회에서 눈물을 훔쳐가며 인간성을 잔인하게 짓밟은 일제의 만행을 증언했다.

레인 에번스 전 의원(민주당)은 1999년 미 의회에서 처음으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주장해 의회 의사록에 2차대전 당시 일본의 범죄행위를 기록으로 남기며 이슈화한 주인공이다.

그 후 작년까지 세 차례나 위안부 결의안을 발의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