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의 행장 연봉이 국책 금융기관장 연봉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적자금 투입 금융기관으로서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과도한 급여는 제한해야 하지만 시중은행장들과 경쟁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합리적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박해춘 행장의 올해 연봉은 3억5천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금융 회장과 행장이 분리되면서 황영기 전 행장의 연봉에 비해 크게 줄었다.

성과급을 최대 150%까지 받을 수 있기는 하지만 실적이 나쁠 경우 기본급의 절반이 깎일 수도 있다.

우리은행장의 연봉은 국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 총재와 기업은행[024110]장의 작년 연봉 7억4천만원과 7억2천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연봉이 8억~10억원으로 알려진 경쟁 은행의 행장 연봉에 비해서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스톡옵션 평가액을 반영할 경우 타행 행장들과의 연봉 차이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작은 편이다.

강정원 국민은행[060000]장의 스톡옵션 평가차익은 현 주가 기준으로 180억~3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현재 기준으로 약 70억원(27만여주), 신상훈 신한[005450]은행장은 약 55억원(21만여주)의 평가차익을 기록중이다.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004940]장은 57억원(72만여주)어치의 스톡옵션을 보유중이다.

우리은행장의 연봉이 다른 금융기관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공적자금투입 금융기관이라는 멍에 때문이다.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금융기관의 수장이 지나친 급여를 챙겨가는 것은 도덕적 해이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05년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황 전 행장에게 부여된 스톡옵션 25만주를 15만주로 축소토록 요구해 결국 황 전 행장이 스톡옵션 전량을 포기한 적도 있다.

그러나 금융업계에서는 원활하고 신속한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행장이 합리적 보상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의 장이 과도하게 많은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도 문제지만 경쟁 은행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연봉은 경영 의지를 떨어뜨려 공적자금 회수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행장 연봉은 절대 액수가 아닌 시장에서 경쟁 금융기관과의 비교를 통해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적자금투입 기관일수록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스톡옵션 부여 등 합리적 보상을 통해 시장에서 능력있는 경영진을 영입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