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정부의 수도권 규제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여전히 수도권 아니면 해외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 인력 등 지방의 인프라가 아직도 수도권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제조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주요 기업의 투자 특징과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28.5%가 하반기 투자 지역으로 수도권(서울 및 경기)을 꼽았다고 30일 밝혔다.

기업들은 특히 수도권 다음으로는 중국과 인도 등 해외(21.4%)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경상도(20.7%) 충청도(14.7%)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지방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로 도로 인력 등 미흡한 투자 인프라(50.1%)를 가장 많이 꼽았다.

기업들의 지방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선 수도권 규제보다 지방의 인프라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기업들은 이어 △세제 혜택 등 투자 인센티브 미약(28.0%) △교육 의료 등 생활환경 미비(21.9%)의 순으로 답했다.

재계 관계자는 "투자 대비 효율을 가장 중요시하는 기업들에 국토 균형발전과 같은 비경제적 논리를 내세워 지방 투자를 강요하는 건 잘못된 발상"이라며 "지방에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 하반기에는 일반기계 선박 등의 업종은 투자가 호조세를 보이지만 섬유 자동차 등은 투자가 저조할 것으로 조사됐다.

기계 선박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투자가 각각 25.5%와 13.6%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지만 섬유와 자동차는 각각 3.1%와 2.1%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