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당 올 2배 폭등 … 탈지분유도 51% 올라

아이스크림. 제과 등 가격인상 불가피

아이스크림과 제과,사료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유당과 분유 등 각종 유제품 수입 가격이 올 들어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국내 식품 가격도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한국유가공협회에 따르면 유당 수입 가격은 올 1월 평균 t당 1200달러에서 5월 2412달러로 100% 이상 폭등했다.

탈지분유도 같은 기간 2283달러에서 3459달러로 51% 상승했다.

유제품 중 가장 많은 물량을 수입하는 혼합분유는 같은 기간 t당 2583달러에서 3051달러로 18% 뛰었다.

이 기간 중 혼합분유 수입 물량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 늘었으며 금액으로는 72.8% 증가했다.

유당과 탈지분유 등 13개 수입 유제품 평균 가격은 올 들어 5월까지 2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제품 수입가격이 이처럼 급등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과 러시아 등이 소득 수준 향상으로 치즈와 발효유 분유 등 유제품 소비를 늘리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유제품 원료인 소와 우유의 주요 산지인 유럽연합(EU)은 올 들어 농업 보조금을 삭감해 산지 수출가격을 끌어올렸다.

또 다른 산지인 호주와 뉴질랜드에는 수년째 가뭄이 겹쳐 공급이 축소됐다.

게다가 사료에 사용되는 옥수수 가격도 바이오에너지 붐을 타고 급상승했다.

유제품 수입 가격이 급등하면서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등 아이스크림과 제과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아이스크림의 경우 수입 유제품 비중이 원가의 80%를 차지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수입 유제품 가격이 급등해 국내산 유제품 가격과 비슷해진 상태"라며 "그러나 국내 유제품은 물량이 적기 때문에 수입 제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 식품업체는 수입유제품 구입비로 추가 지출해야 하는 금액이 올 한 해 동안 2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식품업체는 올 상반기 가격을 올린 데 이어 하반기에도 추가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저장시설이 적은 대기업이나 연 매출 10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들은 하반기 중 가격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비축시설이 풍부한 대기업들은 1년 단위로 수입 유제품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올해는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버틸 수 있지만 내년에는 대폭 인상해야 할 처지다.

수입유제품 가격 급등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제품 시세가 앞으로 2년간 지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승호 낙농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국내 유가공품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유제품 수입량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정체상태에 있는 국내 우유 소비를 촉진하면 대체재 효과를 발휘해 유제품 수입 증가세를 둔화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