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만에 1400여대 계약… 실용성ㆍ경제성 등 장점

GM대우 라세티 등 해치백 모델 덩달아 문의 늘어

국내 자동차시장에 해치백 바람이 불 것인가. 현대자동차가 유럽형 해치백 i30를 출시한 것을 계기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해치백 모델의 판매가 늘어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i30가 출시된 지 보름 만에 1400건의 계약이 이루어지는 등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세단형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국내 승용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

◆실용성 등 장점

해치백의 장점은 실용성과 경제성,세련된 디자인 등으로 요약된다. 세단과 달리 좌석과 트렁크 공간을 분리하지 않음으로써 실내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 i30와 GM대우의 라세티 해치백의 경우 뒷좌석을 접으면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보다도 더 넓은 적재공간이 확보돼 각종 레저용품은 물론 자전거까지 실을 수 있다.

세단에 비해 차체가 짧고 후방 시야가 넓게 확보돼 운전과 주차가 쉽다는 점도 해치백의 장점이다. 또 여성과 젊은 운전자들은 차량 지붕에서 트렁크 덮개를 거치지 않고 뒷범퍼까지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지는 해치백 특유의 디자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해치백 왜 실패했나

그간 해치백은 국내 승용차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대에 그칠 정도로 비인기 모델이었다. 현대차 라비타는 판매 부진 끝에 출시 6년 만인 지난 2월 단종됐고 클릭과 베르나 스포티도 판매량이 미미한 수준이다.

독특한 디자인과 운전 편의성,실용성 등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세단형 승용차를 선호하는 정서가 강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신분 과시의 수단으로 여기는 풍토 탓에 해치백의 개성적인 디자인보다 세단의 권위적인 디자인을 선호했던 것.

현대차 아반떼XD 스포츠의 경우 세단을 근간으로 트렁크 디자인만 일부 변경해 내놓는 등 해치백으로서 완성도가 떨어졌던 것도 해치백이 외면 받았던 이유 중 하나다.

GM대우의 라세티도 해치백보다는 세단이 주력 모델이었다. 그러다 보니 각 업체들의 마케팅도 해치백 모델보다는 세단형 모델을 중심으로 이뤄져 해치백 수요층을 파고들지 못했다.

◆i30 돌풍,태풍 될까

현대차는 i30가 기존의 해치백과 달리 '해치백을 위한 해치백'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개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20~30대를 중심으로 해치백 바람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포티한 디자인과 강화된 편의사양을 내세워 아반떼 등 기존의 준중형 차량과도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게 현대차의 전략이다.

i30가 출시된 이후 GM대우 라세티 해치백과 칼로스 해치백 등 다른 해치백 차량에 대해서도 고객들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이 같은 i30 효과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송승철 한국수입자동차협회장은 "개성이 강하고 유행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수입차 소비자들 중에서도 해치백을 찾는 고객은 아직 일부에 불과하다"며 "해치백 시장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