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매물이 대거 쏟아지는 가운데, 개인들의 매수세가 강하다.

27일 오후 2시 38분 현재 외국인은 8674억원 순매도, 개인은 7382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개인은 IT주와 조선주(운수장비), 금융주 등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사자’를 외치고 있다.

오랜만에 싼 가격대로 나온 주식 매물들이 많긴 하지만, 과연 지금 시점에서 ‘덥석’ 사들여도 괜찮을까?

증시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우려된다는 시각.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그 동안 코스피가 별 조정 없이 상승해오면서 개인들이 단기에 조정이 끝날 것으로 보고 매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번 조정은 예전과 좀 다르다”며 성급하게 매수하기 보다는 관망할 것을 권했다.

미국의 신용 경색이 우려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대부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글로벌 투자자들이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 중에 주식의 비중을 줄일 가능성도 있어 위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요섭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같은 의견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돈의 흐름은 심리와 연결됐다”며 “증시가 그 동안 오른 것에 대한 조정의 빌미를 찾고 있는데, 현재 환율, 유가, 엔캐리 청산 우려, 미국 신용경색 등 요인이 여럿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코스피 지수가 연초대비 40% 이상 올라, 이제 단기간 내 10~20% 의 수익을 내기도 어려운 만큼 공격적으로 투자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에 따른 개인의 강한 매수를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개인 순매수와 외국인 순매도의 충돌은 지금이 지수의 고점이냐 아니냐에 대한 시각차이 때문인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외국인 매도가 꼭 지금이 고점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만은 아니다”라고 봤다.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들보다 많이 올라서 국가별 비중 조절 차원에서 하는 매도일 수도 있다”며 “지금 시점에서 개인들이 상투를 잡는 건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도 “외국인은 그 동안 워낙 많이 팔아와서 외국인 매도 자체가 큰 문제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미국 신용경색 우려 역시, 시스템 자체의 붕괴로 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개인들이 기존 주도주 중심으로 사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