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을 타고 코스닥 부자 서열에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수년간 코스닥 부자 1,2위 자리를 지켜온 NHN과 동서의 대주주가 올 들어 서울반도체태웅의 대주주에게 나란히 자리를 물려줬다.

코스닥 부자 10위권 중 3명이 교체된 가운데 코스닥 증시 급등의 주도주인 조선기자재 업체 최대주주들이 대거 상위권에 진입한 게 눈에 띈다.


2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서울반도체의 이정훈 사장이 최근 NHN의 이해진 전략담당 이사를 제치고 코스닥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서울반도체 지분 41.11%(995만1022주)를 보유한 이 사장의 평가액은 지난 1월25일 1676억원에서 23일 종가 기준 5771억원으로 불어났다.

서울반도체 주가가 같은 기간 244% 급등한 덕분이다.

이에 따라 연초 6위였던 이 사장은 반년 만에 선두권 업체 최대주주들을 제치고 코스닥 최고 갑부 자리에 올랐다.

이해진 이사는 올 들어 지분 평가액이 4021억원으로 늘었음에도 3위 자리로 밀려났다.

이 이사는 스톡옵션에 따른 신주발행으로 지분율도 연초 5.3%에서 5.1%로 낮아진 상태다.

특히 코스닥 부자 2위로 한 단계 오른 태웅의 허용도 사장을 비롯 성광벤드 평산 현진소재 등 조선부품업체 최대주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연초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성광벤드 안재일 대표(지분 32.73%)는 2485억원으로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평산의 신동수 대표도 10위에서 8위로 올라섰고,현진소재 이창규 대표는 처음으로 1000억원대 부자 명단에 올랐다.

연초만 해도 코스닥 부자 2위였던 동서의 김상헌 회장은 지분평가액이 3156억원으로 연초 대비 28% 불었으나 2단계 하락한 4위에 그쳤다.

메가스터디 손주은 대표는 2483억원으로 연초보다 한 단계 낮아진 6위를 기록했다.

연초 코스닥 부자 4위였던 정봉규 지엔택 대표는 평가액이 급감해 10위로 밀렸고 7위였던 이계호 에스티씨라이프 대표의 경우 '에너지워터' 파문 여파로 평가액이 3분의 1 수준인 411억원으로 줄면서 2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반면 9위를 기록한 주성엔지니어링의 황철주 사장의 경우 연초 지분평가액이 744억원으로 1000억원대 갑부 대열에서도 못 들었으나 주가급등으로 평가액이 2249억원까지 불어나면서 반도체 부품 대장주로서의 옛 명성을 되찾는 모습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4월 이후 주가가 유례없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최고 갑부 순위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며 "급등세를 보인 조선부품주와 반도체 관련 업체 최대주주의 평가액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