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경기 호황은 '수출'과 '유동성'이라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 중동.중남미 국가들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석유화학 선박 철강 등 전통산업 제품 수출이 급증하고 있으며,해외에서 들어오는 자금은 부동산과 주식 가격을 밀어올리는 힘이 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증가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연 5%에도 못미치는 상황에서 국내총생산(GDP)의 약 35%를 차지하는 수출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이어간 것은 국내 경기에 상당한 보탬이 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중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1.8%포인트로 내수의 성장기여도(1.6%포인트)보다 높았다.

특히 신흥시장국들의 경기가 좋아진 것은 우리에게 행운이었다. 신흥시장국에서 수요가 많은 선박(35.6%)과 철강(30.0%) 일반기계(21.4%) 석유화학(21.7%)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늘어나면서 올해 국내 경기 회복세를 주도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 늘어났고 중동으로의 수출은 40.3%,아세안 국가는 29.7%,중남미 국가는 31.4% 증가했다.

고위험 국가로 분류되던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가 좋아짐에 따라 전 세계 투자자금이 이들 지역으로 몰려들었고,한국에도 외국자본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한국에는 지난해 186억달러의 외국자본(차입금 포함)이 순유입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1분기 중 53억달러가 순유입됐다. 금리가 낮은 엔화 자금의 경우 일부 부동산 매입자금 등으로 흘러들어온 것으로 금감원 조사 결과 밝혀지기도 했다.

외국자본의 국내 유입이 늘어날수록 원화로 환전되는 돈이 늘어나면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을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