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으로 코스닥 상장사들의 최대주주가 바뀌는 사례가 늘고 있다.

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닥 상장사의 최대주주 변경 건수는 무려 229건에 달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5% 늘어난 것으로 코스닥 4개사 중 하나꼴로 주인이 바뀐 셈이다.

▶18일자 A28면 참조

경영권이 바뀐 업체 대부분이 적자기업인 데다 이들 기업에 대한 당국의 불공정거래 감시도 강화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천차만별

이날 하루에만 청람디지탈 골든프레임 I.S하이텍 등 6개 업체가 경영권 및 지분 양수도 계약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가 변경됐거나 변경될 예정이라고 공시했으며 전날에는 젠컴이앤아이와 에스와이정보통신(옛 벨코정보통신)이 최대주주의 경영권 매각 계약 사실을 발표했다.

수년째 적자를 보이고 있는 업체들이 상승장을 틈타 지분을 매각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이달 들어 최대주주 지분 매각이 이뤄진 14개 기업 중 SLS캐피탈을 제외한 13개사가 1분기 적자 또는 수년째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계기업이다.

한계기업들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천차만별이다.

2003년 이후 줄곧 적자를 보이고 있는 메디아나전자 디유하이텍 등은 사실상 '제로' 프리미엄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반면 지난해까지 흑자를 기록하다 1분기 적자적환한 시큐리티코리아는 전날 종가 대비 45% 비싼 가격에 매각됐다.

하지만 최대주주 지분율이 불과 3.36%인 젠컴이앤아이의 경우 만성 적자기업임에도 무려 70%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되는 이해할 수 없는 거래도 등장하고 있다.

◆불공정거래 감시 강화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최대주주 변경 기업들에 대한 시장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이 M&A(인수·합병)를 이용해 주가 상승을 꾀하거나 미공개된 정보를 내부자가 이용하는 등 불공정 거래의 개연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유가증권시장보다는 최대주주 변경이 잦은 코스닥 상장사가 주요 타깃이다.

최근 경영권을 인수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재매각,25억원의 차익을 챙긴 실미디어 사례처럼 최대주주 변경 건수가 잦은 기업들을 중점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코스닥 업체의 최대주주 변경 공시가 2회 이상인 건수는 작년 상반기 149건에서 212건으로 42.2%나 급증했다.

이영호 시장감시위원장은 "올 들어 불공정 거래 개연성이 발견돼 조사를 실시한 기업만 해도 54개사"라며 "특히 최대주주가 3회 이상 변경된 상장사 19개사 중 12개사가 불공정 거래 의혹이 있어 추적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서정환/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