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에서도 지난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알루미늄제조업체 알코아를 시작으로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우리가 눈 여겨 봐야 할 포인트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과 직접적인 연관성 면에서는 IT와 자동차관련 기업들의 실적을 눈여겨볼것을 주문했다.

미국증시와 한국증시의 지수 동조화 측면에서는 미국경기의 회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IT와 소비관련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미국의 IT나 자동차업종의 실적은 우리 기업들과 민감하게 연동되지만 나머지 분야는 크게 관련이 없다”며 “IT, 자동차 이외 업종은 미국 주가 방향 전망에 참고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종목으로는 IT의 경우 인텔, 델, HP 등을, 자동차는 GM, 포드 등을 들었다.

오 파트장은 “자동차의 경우 미국업체보다는 일본 도요타의 실적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다우지수의 상위 10위권 기업 중 5개가 IT기업인데, 실적이 다 괜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에 낸드플래시와 D램 등 반도체, LCD 등의 가격이 좋아지면서 실적이 많이 호전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한 인텔은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44% 늘어난 12억8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상회했다는 평가다.

미국 증시의 전반적인 흐름과 관련,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감소추세이긴 하지만, 당초 기대치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비우량 부동산담보대출) 문제 등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생각보다 악영향이 작다는 설명이다.

미국 증시에서는 에너지, 소재 관련 기업들의 비중도 큰 데, 연초에 이익이 줄어들다가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생각보다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김 팀장은 말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서브프라임 문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금융업종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의 안정감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릴린치증권은 지난 17일(현지시간) 2분기 순이익이 31% 늘어난 21억4000만 달러를 발표,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위원은 또 “미국경기 회복 여부를 보려면 소비관련 업종에도 주목해야 하는데, 소비관련 지표들은 호전되고 있지만 아직 업체들의 실적으로 가시화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비가 확실히 살아났는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편, 7월 중 예정되어 있는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일정은 다음과 같다(자료 삼성증권).

18일 : JP모건, 화이자, 이베이
19일 : 뱅크 오브 아메리카, 캐터필러, 포드자동차, 노키아, 모토롤라,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20일 : 씨티그룹
23일 :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24일 : 듀퐁, 펩시, 아메리탄 익스프레스, 아마존닷컴
25일 : 보잉, 애플
26일 : 3M, 제너럴 모터스
27일 : 엑손모빌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