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천태종이 개성 영통사 성지순례를 월 1회로 제한한 통일부의 방침에 종교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천태종은 18일 "통일부는 개성 영통사 성지순례와 관련해 방문객 1인당 50달러의 참관 비용을 지불한다는 조건만 충족되면 성지순례 방문을 인정한다고 거듭 밝혔고,이에 따라 지난달 29일 북측과 참관 비용 문제를 합의했는 데도 통일부가 방문횟수를 월 1회로 제한한 것은 영통사 순례를 기다리는 불교도들의 종교적 자유를 제한하는 탄압 행위"라고 밝혔다.

천태종은 또 "우리 종단은 북측과 합의 후 이달 중순부터 주 2~3회 정도로 1회당 500명 안팎의 순례단을 모아 영통사 방문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통일부에 전달했다"면서 "통일부가 지난 13일 방문 횟수를 월 1회로 제한하는 내용의 답변 공문을 보내왔으나 천태종은 여기에 동의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천태종은 고려 때 대각국사 의천이 천태종을 개창한 영통사를 2005년 10월 복원한 이후 지난달 세 차례의 성지순례를 진행한 이후 정례화를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북측이 1인당 참관 비용으로 100달러를 요구해 걸림돌이 됐으나 양측은 협의 끝에 '참관비용 50달러,1회당 500명 이내 방문'에 합의했다.

천태종 사회부장 무원 스님은 "남북교류 사상 북측이 인원을 제한한 적은 있어도 남측이 제한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며 "민간차원의 남북 교류를 최대한 지원하고 활성화시키는 것이 통일부의 역할인 데도 일방적으로 순례 횟수를 제한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통일부는 신속히 답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문화교류팀 관계자는 "천태종 측에 제한 사유를 충분히 설명했으며 더 이상 밝힐 내용은 없다.

자세한 것은 천태종에 물어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통일부는 천태종의 영통사 성지순례가 현대아산이 추진하고 있는 개성관광의 변형된 형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방문 횟수를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