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 중소기업 경영 '1ㆍ2ㆍ3 원칙'을 지켜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바쁘다.
1인 3역을 해야 할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낸다.
CEO들은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하자마자 공장의 생산현장 구석구석을 돌아본다.
안전관리 청소상태 등 사소한 것까지 살펴본다.
이어 기술개발부서를 둘러보고 종업원관리 원가 재고 물류 원자재구매 등을 점검하기에 정신이 없다.
협력업체와 모기업관리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언제 모기업에서 호출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긴장한다.
전화가 걸려오면 또 무슨 지시인지,원가를 절감하라는 것은 아닌지,물량을 줄이라는 건 아닌지,불량으로 인한 책임추궁은 아닌지 등등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은행에도 다녀와야 하고 해외출장도 나가야 하고 바이어를 만나 식사도 해야 한다.
이처럼 동분서주하는 중소기업 CEO들이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일의 중요도와 우선 순위에 따라 시간관리(時 tech)를 잘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허범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중소기업 CEO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능률적이고 효과적인 시간관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허 이사장은 중소기업 CEO는 향후 소중한 시간관리에 '1·2·3의 원칙(One·two·three Principle)'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1·2·3의 원칙을 이해하려면 먼저 중소기업이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세 가지의 고비를 넘겨야 한다는 점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세 가지의 고비 가운데 첫 번째는 기술개발이고 두 번째는 생산이며 세 번째는 마케팅이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첫 번째 고비보다는 두 번째가 더 어렵고 두 번째보다는 세 번째가 더 어렵다.
따라서 첫 번째인 기술의 고비를 극복하기 위해 1시간을 배정한다면 두 번째 생산의 산을 오르는 데는 2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 마케팅의 산을 넘기 위해서는 3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CEO가 일주일 중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엿새 동안을 일한다고 볼 때 월요일 하루는 첫 번째 산인 기술분야에 주력해야 한다.
기술부서에 가서 개발상황을 체크하고 연구원들을 독려하고 새로운 기술정보,살아있는 시장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실제 기술연구소 직원들은 회사 사장보다 변화하는 시장정보에 둔감한 편이다.
이때 가능한 한 직접 대화를 통해 이미 진행되고 있는 기술혁신과제를 시장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
어제의 기술은 이미 오늘의 시장에서 외면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어 화요일과 수요일은 생산 현장에 틀어박혀야 한다.
사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대내외 경쟁력은 바로 이 두 번째 고비인 제품의 품질에서 나온다.
CEO는 공장에서 종업원들과 함께 품질 분임조 활동에도 직접 참여해봐야 하고 어딘가에 원가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종업원간 갈등은 없는지,공장에서 추진되고 있는 싱글ppm,ISO시리즈,6시그마도 체크해야 한다.
나아가 공장의 배치,동선의 효율성,외국인근로자의 숙련도 등도 관찰해야 한다.
그러면 벌써 일 주일 중 사흘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금싸라기 같은 시간이 절반이나 지나버린 것이다.
하지만 목·금·토요일 사흘은 더 중요하다.
기업경영의 성패는 이 사흘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매출달성을 위해 직접 바이어를 만나고 애프터서비스 현장에도 나가봐야 한다.
해외전시회와 박람회도 놓쳐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소비자 수요 패턴의 변화 △경쟁사의 신제품 출하동향 △신소재 구입 등 정말 살아있는 시장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시장은 대책보다 항상 더 빨리 변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1주일을 단위로 한 하나의 시간배분 모델이다.
한 달을 기준으로 한다면 3개 부문을 5일 10일 15일 기준으로 나눌 수도 있다.
"나는 기술개발에는 자신이 있고 흥미가 있으나 시장개척활동이나 세일즈는 별로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 CEO들도 가끔 있다.
이런 말을 하는 중소기업 대표는 CEO자격이 없다.
마케팅을 외면하고서는 절대 기업이 성공을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성도 희박해진다.
허범도 중진공 이사장은 최근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가 주최한 '목표조준경영 세미나'에서 중소기업CEO들은 이처럼 시간을 잘 활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기 화성에 있는 경기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한국경제신문이 선정한 우수중소기업인 에이플러스(A+) 멤버스 회장인 윤해균 도원디테크 회장 등 50여명의 중소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세미나에 앞서 에이플러스 중소기업인들은 회원기업으로 첨단 레이저가공기를 제조해 미국과 EU지역에 수출하는 한광(대표 계명재)을 방문,공장과 연구소를 둘러보았다.
이날 열린 목표조준경영 사격대회에서는 박형우 조인트크리에이티브 대표와 김봉철 랩솔루션 대표가 공동우승을 차지했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