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이 16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시작됐다.

EU는 한국이 낸 상품양허안(개방안) 초안의 개방 수준이 낮다며 이를 개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수 한국 수석대표는 협상장인 EU 본부 내 샤를마뉴 빌딩에서 포토세션을 갖고 "1차 협상에서의 기초작업을 토대로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상품시장 개방뿐 아니라 각종 제도 도입 등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가르시아 베르세로 EU 수석대표는 "힘든 한 주가 될 것"이라면서 "여러 가지 어려운 분야가 있겠지만 생산적인 속도로 잘 진행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U는 첫날 상품분과에서 한국의 상품 양허안에 실망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협상에서 최종안에 근접한 최초 양허안을 교환하기로 합의했으나 한국이 낮은 수준의 양허안을 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EU는 기계(펌프,베어링,밸브 등 부품과 대용량 발전기,운반하역기계,공작기계 등) 화학(고급 플라스틱 가공품,고급 기능성 섬유,플라스틱 첨가제,엔지니어링플라스틱) 등 한국이 10년 철폐로 미뤄놓은 분야의 개방에 관심을 표명했다.

EU는 7년 이내에 모든 상품 시장을 100% 개방하겠다는 양허안을 냈다.

양국은 자동차와 관련,관세 철폐를 비관세장벽 철폐와 연계하는 방안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양국은 각각 자동차를 7년 내 철폐 품목으로 설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 대표는 "EU 입장에선 한국 차가 위협적이고 우리도 EU 자동차가 고급품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각각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했다"며 "이번엔 수정 제안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식재산권과 관련,EU가 요구하는 추급권(미술품이 팔릴 때마다 양도차액의 일부분을 저작권자가 분배받을 수 있는 권리)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오는 20일까지 계속되는 2차 협상에는 한국 측에서 130여명,EU 측에서는 50여명이 참여한다.

브뤼셀=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