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보카스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360도 회전날 손톱깎이'로 '맥가이버 칼'로 잘 알려진 스위스 빅토리녹스와 주방용 칼의 대명사인 독일 헨켈사로부터 동시에 "세계 독점 판매권을 달라"는 러브콜을 받았다.

이 회사 한정식 대표는 16일 "두 업체가 제품 대량 공급을 조건으로 세계 시장에서 자신들이 독점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는 제안을 해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손톱깎이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받아 자신 브랜드를 붙여 세계 120개국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와 연간 수백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두 회사가 무명에 가까운 보카스에 대해 주목한 것은 이 손톱깎이의 특허 기술에서 비롯한다는 평가다.

이 회사가 2004년 개발한 360도 회전날 손톱깎이는 손톱깎이 날의 각도를 좌우 맘대로 꺾을 수 있도록 설계,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탄소강을 합금한 기존 손톱깎이의 날과 달리 스테인리스 특수강으로 만들어 수명을 10배가량 늘렸다. 이 제품은 이에 따라 2006년에 국내 특허를 따낸 데 이어 미국 대만 등에서도 잇따라 특허를 획득했다. 지난해 대한민국발명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이 같은 기술적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시장에는 그동안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한 대표는 "제품을 완벽하게 만들어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생각으로 개발 이후 2년간 설계 등에서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보카스는 지난해부터 외국에서 열리는 각종 생활용품 전시회에 출품하면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특히 외국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수천배 확대한 초대형 손톱깎이 모형을 제작해 선보였다.

한 대표는 "지난 상반기에만 빅토리녹스와 헨켈의 독점 판매권 요청과 더불어 외국 바이어로부터 300만개의 주문이 쏟아져 들어와 현재 생산시설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카스는 일단 빅토리녹스와 헨켈에 일정 범위 내에서 제품은 공급하되 독점권 부여 문제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해외 수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대표는 이와 관련,최근 "국내 금융회사로부터 연간 500억원 이상의 매출도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보카스는 1998년 가스관 검사용 정밀로봇 제작업체로 출발했다가 360도 회전날 손톱깎이를 개발한 2004년부터 주력을 바꿨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