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기 목조관음보살좌상과 이 불상 복장(腹藏)에서 꼭 천년 전인 1007년(고려 목종 10년)에 목판으로 찍어낸 불교 조탑경전(造塔經典)인 보협인다라니경(이하 보협인경)이 발견됐다.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산하 문화유산발굴조사단(단장 범하스님)은 16일 불교문화재 일제조사 사업 일환으로 경북 안동시 도산면 보광사(주지 자명스님)를 조사하다가 이 같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불상 복장에서 1007년 개성 총지사에서 간행한 보협인경을 비롯한 인쇄기술사 자료와 저고리 등 유물을 수습했다고 덧붙였다.

이 목조관음보살좌상은 현존 국내 최고 목조불상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제작 연대가 빨라 고려 불교조각사 연구의 획기적 자료가 될 전망이다.

복장 유물 중 탑을 세우면 복을 받는다는 내용을 설파하는 이른바 조탑경전 일종인 보협인경은 장정(裝訂)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려초기 목판인쇄 방식의 일면을 잘 보여준다고 조사단은 말했다.

보협인경 권수(첫머리)에는 '고려국총지사주진염광제대사석홍철경조보협인경판인시보안불탑중공양시통화이십오년정미세기'(高麗國摠持寺主眞念廣濟大師釋弘哲敬造寶협印經板印施普安佛塔中供養時統和二十五年丁未歲記)라고 하는 조성자와 간기(刊記)를 담은 문구가 확인됐다.

총지사(摠持寺) 주지인 진염(眞念) 광제대사(廣濟大師) 홍철(釋弘哲)이 보협인경을 조조(雕造.나무에 새김)해 인시(印施.인출)하고 불탑(佛塔) 속에다가 봉안했다는 뜻이다.

찍은 시기로 거론한 통화(統和) 25년 정미(丁未)는 고려 목종(穆宗) 재위 10년(1007)이다.

이런 총지사본 보협인경은 월정사 석탑 출토품이 현재 보존처리 중이며, 이 외에도 일본 도쿄박물관 소장 오구라컬렉션과 국내 개인 소장품(현재는 소장처 불명)이 있으나 실물은 극히 희귀하다.

복장 유물에서는 이 외에도 평양에서 선사 사원(思遠)이 교정하여 간행했다는 '범서총지집'과 '금강반야바라밀경', '범자다라니' 등 고려시대 인쇄기술을 보여주는 많은 자료가 발견됐다.

함께 발견된 저고리 1점은 꼬깃꼬깃하게 접어 넣어 심한 구김이 있으나 거의 완전한 형태를 갖춘 홑으로 된 적삼이라고 조사단은 덧붙였다.

이 저고리는 견사(絹紗)로 직조한 라(羅)가 재료이며 감촉이 부드럽다.

이들 복장유물은 조사와 함께 응급조치 후 불교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져 보관 중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