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박사학위 의혹을 받고 있는 신정아씨의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임 과정에 2차 선정 심사소위원장이 개입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심사에서 차점자로 탈락된 박만우씨(전 부산비엔날레 예술감독)는 13일 본지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후보 2차 선정 심사소위원장과 2004년 광주비엔날레 감독이었던 이용우씨가 신씨의 선정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감독 후보 1차 심사소위원장은 화가 황영성씨가,2차 심사소위원장은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한국예술원 회원인 이종상씨가 각각 맡았다.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박씨는 "2차 심사소위원장이 광주지역 핵심 인사들에게 신씨의 감독 선정 당위성에 대해 전화로 설득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학벌과 인맥을 바탕으로 공공 직위를 주거나 공모전 수상자를 밀어주는 미술계의 풍토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22일 열린 예술감독 후보 2차 심사소위원회에서는 국내 감독 후보 9명과 외국인 감독 후보 5명을 대상으로 추천 작업을 벌였으나 다득점자가 후보직을 고사하면서 차점자의 추천도 무효화됐고,1차 심사 과정에서 단 1표만 얻었던 신씨가 뒤늦게 최종 후보로 발탁됐다.

박씨는 최고 점수를 받은 김승덕씨가 고사한 이유에 대해선 "김씨는 남편 프랭크 보트로(전 리옹 비엔날레 감독)와 함께 공동 감독을 선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비엔날레 재단 측은 "예술감독 선정 과정이 심사 기준에 따른 것인 만큼 특정 인물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은 근거 없는 소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신씨의 학력 위조 사실을 동국대가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국대 교수회는 이날 2005년 예술대학 소속 교수들이 오모 교수를 통해 당시 총장이었던 홍기삼 교수에게 의혹을 전달하며 신씨의 특채를 극구 반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 측 예술대 교수들에게 '검증해 본 결과 문제가 없었다'며 신씨의 특채를 강행했다.

김경갑/송형석 기자 kkk10@hanku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