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초활황을 배경으로 증권사에서도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대박이 터지고 있다. 특히 일부 증권사 전·현직 대표를 포함한 임원들은 스톡옵션 평가차익이 많게는 1인당 수십억원에 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은행들의 스톡옵션 과다 지급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가운데 증권사도 성과에 비해 지나친 스톡옵션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대우증권 대표를 지내고 최근 물러난 손복조 전 대우증권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스톡옵션은 모두 20만주로,이날 주가(3만4350원) 기준 보유금액은 68억7000만원에 달한다. 손 전 사장은 2005년 9월22일 사장으로 재직 당시 이사회 결의를 통해 20만주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

이 가운데 절반인 10만주는 행사가격이 주당 1만4000원으로 정해져 있고,나머지 10만주의 행사가격은 증권업종지수 상승률에 따라 연동되도록 돼있다. 현재 증권업종지수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나머지 10만주 행사가격은 3만785원이다. 따라서 20만주의 평균 행사가격은 2만2392원이다. 만약 손 전 사장이 현 주가에서 스톡옵션을 행사한다면 평가차익은 모두 23억9000만원에 이른다. 손 전 사장은 오는 9월22일부터 행사할 수 있다.


2004년부터 메리츠증권 대표를 지낸 김한 전 부회장도 스톡옵션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부회장은 2005년 12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70만주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 현 주가 기준으로 따지면 무려 91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행사가격은 이날 종가 1만3000원의 절반 정도인 6550원으로 고정돼 있다. 만약 현 주가 기준으로 행사할 경우 평가차익만도 45억원을 넘는다. 김 전 부회장은 오는 12월부터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강찬수 서울증권 회장은 2000년부터 받은 스톡옵션이 모두 2376만주에 이른다. 현 주가 기준으로 따지면 무려 420억원에 육박한다. 강 회장은 이 가운데 1876만주는 이미 행사해 차익을 실현했고,현재 500만주만 보유 중이다. 500만주는 2002년 6월에 받았던 것으로 행사가격이 비싸 그동안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다른 증권사 CEO(최고경영자)들은 대부분 스톡옵션을 받지 않았거나 받았어도 소규모에 그쳤다. 특히 증권업계 최장수 CEO를 지낸 김대송 전 대신증권 부회장의 경우 CEO로 10년간 재직하다가 최근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스톡옵션은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