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는 투명하게 경영해야 한다는 소신을 지킨 게 장수의 비결입니다."

오는 24일로 저축은행 대표를 맡은 지 만 15년이 되는 김하중 동부저축은행 사장(62)은 지난 6일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무조건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로서 저축은행을 15년 이끌어온 것은 이례적이다.

첫 직장인 한일은행을 거쳐 동부증권 상무로 재직하던 그는 1992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동부상호신용금고가 어려우니 잠시만 가서 정상화시키라고 지시해 저축은행 경영을 맡았다고 한다.

"처음 왔을 때 생각보다 회사가 어려워 경영을 정상화시키는 데 3~4년 걸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외환위기가 터지더군요.

위기를 넘기니 카드대란이 오고.이런 식으로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사건이 터져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동부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별종'으로 불린다.

최근 몇 년 새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급성장을 하는 와중에서도 동부저축은행은 변함없이 안정 지향적인 경영을 고집해왔다.

금융감독원이 작년 말 모든 저축은행에 대해 PF 대출 비중을 30% 이하로 낮추라고 지시했을 때도 동부의 PF 대출 비중은 11%에 불과했다.

6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0.9%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대출 부실률이 워낙 낮다 보니 경쟁사들은 동부가 영업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알 정도지요.

영업을 하지 않고 어떻게 금융회사를 이끌어가겠습니까.

대출을 심사하면서 관리할 능력이 되는지를 꼼꼼히 따져 신중하게 대출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PF 대출도 역량이 되면 좋은 비즈니스라고 봅니다." 김준기 회장이 소개한 고객이 있었더라도 대출심사를 원칙대로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리스크를 관리한다고 해서 동부저축은행의 성장이 정체돼 있는 것은 아니다.

자산 기준으로 매년 18%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성장 속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지만 건전성 측면에서 단연 돋보인다.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김 사장이 강조하는 대목이다.

현재 전 직원의 40%가 1개 이상의 금융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데 김 사장은 내년 결산 때까지는 이를 전 직원이 보유하도록 이끌 계획이다.

2009년에는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김 사장은 "정도 경영·내실 경영을 중시하는 동부 그룹의 경영 방침에 따라 과욕을 부리지 않고 성실하게 서민금융업을 이끌어갈 계획"이라며 "장수 최고경영자로서 업계의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