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 속에 대부분 비관론자들은 자취를 감췄다.

1~2년 내 지수가 2000,3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대표적 1세대 펀드매니저인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은 "이제 다시 냉정을 되찾아야 할 때"라고 말한다.

"코스피지수가 2000까지 오르면 이미 선진국 수준으로 재평가가 마무리되며 2000 이상 뛰는 것은 '오버슈팅'(Overshooting,균형가격을 넘어선 과도한 상승)"이라는 주장이다.

김 사장은 "최근 주가가 오른 것은 한국 시장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진입하는 문턱에서 선진국 수준으로 가치 재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아시아 시장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 정도인데 이미 우리 증시는 이를 넘어섰으며 주가가 2000이 되면 선진국 수준인 15배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고 있어 주가가 2000 이상으로 급등할 가능성이 있지만 한국 시장에 대해 적정한 가치평가를 해본다면 2000 이상은 오버슈팅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장사의 실적을 감안해봐도 이젠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 사장은 "미국 기업들의 경우 16분기째 두 자릿수 이익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이에 비하면 정체 상태"라며 "중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을 추격해오고 있어 중장기적 성장성 측면에서도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 기업들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은 분야에 투자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주식이 채권보다 기대수익률이 더 높다"면서도 "2000 이상 주가가 오르면 '금리+α' 수준의 이익을 기대해야지 고수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주가가 2000까지 상승한 후에도 조정 없이 계속 오르면 후유증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상반기에 중국 관련주가 많이 올랐는데 1년 내내 주도주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그동안 많이 오르지 못한 정보기술(IT) 관련주와 금융산업 개편의 최대 수혜주인 증권업종이 하반기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사장은 "국내 증시가 선진국 체질로 변할 경우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새로운 발전 가능성이 있는 나라에 대한 투자 비중을 다소 높여야 할 것"이라며 "최근 우즈베키스탄과 몽골 인도네시아 괌 등을 돌며 투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자원 부국이지만 카자흐스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되지 않아 성장성이 높으며 몽골은 부동산 사업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또 "미군 기지가 이전하는 괌의 부동산을 개발하고,몽골 도심의 주택 개발사업을 하기 위해 사모펀드를 만들었으며 다른 지역에도 투자하는 다양한 펀드를 설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사장은 대한투자신탁(현 하나대투증권)에서 펀드매니저를 시작한 후 대리 시절에 1조원에 달하는 회사 고유자산 운용 업무를 맡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또 30대 중반에 삼성투신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기도 했으며 2002년 12월 펀드매니저의 꿈인 자산운용사를 설립했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분을 인수한 플러스자산운용은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를 중심으로 2조2000억원의 자금을 운용 중이다.

<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 >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