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과 생활용품을 주력 사업군으로 하는 LG생활건강이 한국코카콜라보틀링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옛 LG화학 생활건강부문 시절인 2000년 '레모니아' 등을 제일제당(현 CJ)에 양도하며 음료사업을 정리한 지 7년만에 재도전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의 기존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새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조32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66.42%가 생활용품이고 33.58%는 화장품이다. 생활용품 부문에선 국내 1위 업체고 화장품 역시 국내 업체 중에선 아모레퍼시픽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생활용품 시장은 최근 몇 년째 연 매출 성장률이 5%를 밑돌 정도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화장품 역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또 다른 '돈줄'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LG생활건강은 그동안 새로운 성장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기능성 음료와 생수사업 등을 언급해 왔다. 지난해에는 녹차 및 건강기능식품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들 사업에 이어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이 생산하는 콜라와 생수 주스 등으로 품목을 확대,식음료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굳힌 것.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의 전국적인 음료 채널망은 LG생활건강의 기존 사업 마케팅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게 LG 측 설명이다. 이 유통망에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보급하면 기존 사업과도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은 여주 양산 광주 등 3개 지역에 음료 생산시설을 갖추고 코카콜라 환타 킨사이다 파워에이드 네스티 미닛메이드 네스카페 등 코카콜라 브랜드를 생산하는 회사로 직원은 2200명에 달한다. '웰빙' 열풍이 불면서 최근 탄산음료인 콜라 판매가 위축을 거듭,지난해 순손실이 279억원에 달했지만 매출액은 5137억원으로 음료업계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이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을 인수하면 롯데칠성음료에 이어 음료업계 2위 자리를 단숨에 차지하게 된다. 음료업계는 국내 빅3그룹인 LG의 신규 시장 진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생활건강과 함께 한국코카콜라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SPC그룹이 보다 유력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며 "LG생활건강은 강력한 브랜드 파워로 음료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박동휘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