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이어지고 있는 장맛비가 그치면 본격 바캉스 시즌.

아이들의 기말고사도 거의 끝나 휴가 얘기를 하기에도 부담없다.

어디로 갈까.

역시 해변이지만 등대가 있는 곳이라면 더 좋겠다.

한국관광공사가 '등대가 있는 피서지'를 추천했다.

▶남녘 땅의 북쪽 끝을 밝히는 희망의 불빛(강원 고성)

고성 대진항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북쪽에 있는 항구다.

이 항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바닷가 언덕에 최북단 유인등대인 대진등대가 우뚝 서 있다.

등탑에 올라서면 대진항과 화진포뿐만 아니라 금강산의 뾰족 암봉까지 보인다.

인근의 해수욕장으로는 화진포해수욕장이 으뜸이다.

천연의 석호와 울창한 솔숲,그리고 해당화 꽃길의 조화가 그림같이 아름다운 곳이다.

수심이 얕고 민박집 샤워장 등의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피서객이 많이 찾는다.

주변에 김일성,이승만,이기붕 등 우리 현대사에 큰 영향을 끼친 이들의 별장도 자리하고 있다.

동해의 바다생태를 엿볼 수 있는 화진포해양박물관도 필수코스.안보관광을 겸해 고성 통일전망대도 들러볼 만하다.

고성군청 문화관광과(033)680-3362

▶동해와 남해의 어둠을 밝히고 한낮의 낭만을 살린다(부산)

태종대는 신라 태종 무열왕이 삼국을 통일한 뒤 찾아와 유람했다는 곳이다.

태종대 순환도로에서 숲 사이의 계단을 따라 바닷가로 내려서면 옛 영도등대와 새로 세운 영도등대를 볼 수 있다.

영도등대는 전망대와 갤러리,해양영상관,자연사전시실 등을 갖춰 일반 여행객들도 쉽게 들러 대한해협을 조망하거나 해양에 관한 상식을 배울 수 있다.

영도등대와 함께 유명세를 치르는 등대가 오륙도등대다.

오륙도선착장에서 출발하는 낚싯배를 타고 등대섬에 들어갈 수 있다.

1시간가량 등대를 구경하고 매표소로 연락하면 배가 온다.

유람선을 타고 섬 주변을 구경할 수도 있다.

해수욕장으로는 해운대,광안리,송정,송도해수욕장이 있다.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테즈락크루즈 유람선이 낭만적이다.

시티투어버스도 운행되고 있다.

부산시청 관광마케팅계(051)888-8224

▶서해바다 끝자락의 불빛(인천 옹진)

백령도 용기포선착장 옆 용기원산 정상에 용기포등대가 있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으며 군부대 지역이라 접근하기도 어려운 등대는 고색창연한 옛 등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용기포등대 발치에 작고 은밀한 등대해안이 있다.

산길로 돌아 들어가면 갑자기 펼쳐지는 기암괴석과 절벽,밀려오는 파도가 태초의 섬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등대해안 반대편에 사곶해변(천연기념물 391호)이 있다.

비행기도 뜨고 내릴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한 백사장의 사곶해변은 나폴리와 더불어 세계에서 두 곳뿐인 천연비행장이기도 하다.

콩돌해안(천연기념물 제392호)에도 들러보자.콩알만한 크기의 자갈이 지천에 깔려 있는 해변으로 파도에 쓸리는 소리가 시원하다.

옹진군청 백령면사무소(032)836-3403

▶펠리칸 바위가 둥지를 튼 섬(경남 통영)

욕지도는 통영 최남단의 섬이다.

새천년기념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이 멋지다.

멀리 연화열도가 아스라이 펼쳐지며,펠리칸이 날고 있는 모습의 '펠리칸바위'와 용의 발톱처럼 보이는 '거북바위'가 기막힌 바다 풍경을 만들어낸다.

자라목 지형의 유동마을은 바다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곳.밤톨만한 자갈이 깔린 유동해수욕장에서 몽돌 굴러가는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소매물도는 통영에서 뱃길로 20km 떨어진 섬.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선착장에서 마을을 거쳐 망태봉을 지나 육로로 등대섬까지 가는 도보 코스와 유람선을 타고 섬 한바퀴를 도는 해상코스가 있다.

비진도는 여인의 잘록한 허리를 연상시키는 해변으로 유명한 섬.은모래와 몽돌로 된 두 가지 해변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좋다.

통영시청 관광진흥과(055)645-0101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