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결과는 잊어라. 본 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결정(한국시간 5일 오전 8시)을 앞두고 평창(한국) 소치(러시아)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등 3개 도시의 막판 유치전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

각국 유치위원회 대표단은 지난달 28일 오후(이하 현지시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리는 과테말라로 속속 입국,IOC 위원들을 대상으로 표심 잡기에 들어갔다.

평창 유치단은 3개 도시 중 가장 먼저 현지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한승수 위원장과 김진선 강원도지사 등 유치위 공식 대표단 60명은 4일 실시되는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6월29일과 30일 두 차례의 리허설을 실시했다.

경쟁 도시인 소치가 '깜짝 공약'을 내놓을 태세를 보이는 가운데 평창 유치위는 미리 제출한 유치계획서에 따라 차분하게 각국 IOC 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평창 유치위는 현지 호텔에 상황본부를 설치,경쟁도시 유치단의 활동을 살피면서 표심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김진선 도지사는 이날 "그동안 3개 도시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지만 결과는 아직 모른다"며 "결정을 4일여 앞둔 지금이 가장 중요한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 회장과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도 막판 세몰이를 위한 지원 활동에 들어갔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달 30일 과테말라에 도착해 IOC 위원들을 상대로 '맨 투 맨' 설득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달 15일 일찌감치 멕시코로 출국,중남미 일대를 돌면서 현지 IOC 위원들을 만나는 등 지원 활동을 펼쳐 왔다.

박용성 회장도 지난달 29일 과테말라 현지에 도착해 표밭을 다지고 있다.

박 회장은 "이번에는 3개 후보 도시들의 경쟁이 너무 치열해 IOC 위원들도 예상을 못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처럼 평창이 조용히 막판 세몰이에 나선 가운데 강력한 라이벌인 러시아 소치가 대대적인 유치 활동을 펼쳐 평창 유치위 관계자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소치 측은 과테말라시티 IOC 총회장 근처에 대규모 스케이트 링크를 설치하고 전 남자 피겨스케이팅 세계 챔피언 에브게니 플루셴코 등이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직접 1000여명의 대규모 유치단을 이끌고 현지에서 지원 활동 중이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1일 강원도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며 자신감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는 IOC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과테말라로 가던 중 경유지인 미국 시애틀에서 동포 간담회를 갖고 "부담이 좀 되긴 하지만 큰소리 먼저 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국민이 노력을 참 많이 했다.

한국은 '국민표'다"라며 "제가 가서 좀 모자라게 해도 우리 국민이 원체 잘하고 준비를 잘해 놨기 때문에 잘될 것이다.

저도 모자라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애틀=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과테말라=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