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자ㆍ우선협상자 희망가격 차이 커 작업 지지부진

코카콜라보틀링 매각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코카콜라보틀링의 모기업인 호주 코카콜라아마틸사는 지난 4월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LG생활건강과 SPC그룹이 실사를 거쳐 지난달 초 제출한 최종인수서를 접수하고도 선뜻 최종협상 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한 채 시간을 끌고 있다.

코카콜라아마틸의 홍보대행사인 에델만코리아 관계자는 1일 "본사가 우선협상대상 업체들과 코카콜라보틀링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이는 실사와 의향서를 검토한 결과를 지난 주말까지는 발표할 것이란 당초 기대와 배치되는 것이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 관계자는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가 우선협상대상자들과 개별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마저도 연락이 끊겨 답답하다"고 말했다.

코카콜라보틀링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양자 간에 가격에 대한 견해 차가 크기 때문.인수 희망업체들은 4000억∼5000억원으로 보고 있지만 아마틸 측은 6000억원 선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SPC그룹이 새 주인으로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웅진식품은 일찌감치 인수 의사를 접었고,특별 태스크포스팀을 가동시키는 열의를 보였던 LG생활건강도 코카콜라 본사와의 공동 투자 조항 등 인수 조건을 까다롭게 제시해 아마틸 측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민연금 사모펀드인 H&Q와 함께 인수전에 나선 SPC그룹은 삼립식품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들이 대부분 비상장업체여서 주주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부담이 적다.

게다가 최근 연 매출 160억원 규모의 인천공항 식음료 사업권도 따내는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CJ에 이어 식음료업계 2위로 발돋움하려는 내부 목표도 갖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