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의 사나이' 이동국(28.미들즈브러)이 2007 아시안컵축구 본선(7월7일∼29일) 출전을 앞두고 1년4개월 만에 치른 A매치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기다리던 골을 터트리지 못해 2% 부족함을 남겼지만 얼마 전까지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 여부를 고민하던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몸놀림과 슈팅 등에서 나름대로 날카로움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동국은 2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45분을 뛰면서 네 차례 슈팅과 빈번한 볼 터치로 전격 선발 출전을 결정해준 핌 베어벡 감독의 신임에 보답했다.

이동국은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베어벡 감독이 좋은 출발을 했다고 말했다"면서 "내 몸과 자신을 믿고 플레이를 펼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에서 맹활약하던 지난해 3월1일 앙골라와 평가전에 선발로 나선 이후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에 선 이동국은 전반 4분 발리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3분 만에 상대 골문 30m 지점에서 수비수 3명을 사이에 두고 중거리 슛을 날리며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감각을 서서히 되찾은 이동국은 전반 21분에는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김두현의 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다시 한차례 슛을 날렸다.

위치와 관계없이 기회만 오면 과감하게 슛을 때리는 등 공격수로서의 본능은 예전 그대로였다.

전반 25분에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아쉽게 놓쳤다.

미드필더 오른쪽에서 김상식(성남)이 찔러준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강 슛을 때렸는데 상대 골키퍼가 넘어지면서 가까스로 막아냈다.

이동국은 슈팅 뿐만 아니라 위치 선정과 패스 연결에서도 수차례 감각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반 15분 아크 왼쪽에서 빈 공간에 있던 김두현(성남)을 보고 볼을 전달, 슈팅 기회를 제공한 데 이어 4분 뒤에는 중원으로 자리를 옮겨 최성국(성남)에게 로빙 패스를 연결하기도 했다.

최성국은 이동국 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아크 정면에서 슛을 때렸으나 아쉽게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2000년 레바논 대회 6골, 2004년 중국대회 4골 등 아시안컵에서만 모두 10골을 터뜨렸던 이동국은 3회 연속 아시안컵 다득점 목표를 향해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이동국은 하지만 "선수들은 자신의 플레이에 항상 만족할 수는 없다.

오랜만에 경기를 뛰어 베어벡 감독이 뭘 원하는 지 생각하고 들어갔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점차 나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 전문가들은 이동국의 이날 활약에 대해 합격점을 매겼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위치 선정이 뛰어났다.

슈팅도 날카로웠고 움직임이나 골 연결도 좋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해성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역시 "움직임이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볼 키핑 능력이 많이 올라왔다.

공을 쉽게 빼앗기거나 엉뚱한 곳에 패스하는 모습이 없을 정도로 볼을 잘 다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