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을 가하고 있는 세계 1위 '철강 공룡' 아르셀로－미탈과 손을 잡는다.

일본의 신일본제철(新日鐵)에 이어 포스코도 아르셀로－미탈과 협력하기로 함으로써 세계 1,2,4위의 거대 철강업체 간 3각 제휴 구도가 막을 올린 셈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M&A 격랑에 휩싸여 있는 세계 철강업계의 경쟁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 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28일 "자동차 강판 기술 부문에서 아르셀로－미탈과 제휴 관계를 맺은 신일본제철처럼 포스코도 미탈과 제휴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며 "미탈의 로랜드 융크 고문이 지난 2월 포스코를 방문한 뒤 양사에 워킹그룹이 형성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아르셀로－미탈로부터 적대적 M&A 위협에 시달려온 포스코가 신일철처럼 '적과의 동침'을 선택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미탈 측에 핵심 기술과 사업 노하우를 제공해 협력관계를 구축하면 일단 M&A 위협이라는 발등의 불을 끌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포스코 관계자는 "양사의 워킹그룹 관계자들은 공동 사업을 위해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으며 포스코가 강점을 갖고 있는 해외 프로젝트 및 원료 개발 부문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프로젝트의 경우 포스코가 단독 추진 중인 인도나 베트남 프로젝트가 아닌 아르셀로－미탈이 포스코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부문에서 협력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최근 신일철이나 아르셀로－미탈 외 다른 철강업체들과 다각적인 전략적 제휴를 모색 중이다.

파이넥스(포스코가 개발한 최첨단 제철공법) 상용화 설비 준공 이후에는 제휴 및 합작을 원하는 업체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으며,특히 중국 철강업체들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포스코는 베트남과 인도 외의 지역에서도 추가로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베트남 일관제철소와 관련해 적합한 부지를 찾아냈지만 경제구역으로 묶여 있어 베트남 정부가 계획을 수정해줘야만 사업이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