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인력 재배치 및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키로 한 가운데 그룹 최고경영진이 "인력감축은 계열사들이 자율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계열사에서 인력감축을 할 수 있지만 그룹 차원의 인위적인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계열사별 사업 및 인력 구조재편'이 일부 계열사에 한정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학수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은 28일 기자와 만나 "계열사들의 이번 구조개편 과정에서 인력감축이 진행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인력감축은) 늘 있는 일"이라고 답했다.

이 실장은 또 "대규모의 인력감축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는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인식 삼성전략기획실 인사팀장(부사장)도 이날 "인력 감축은 그룹 차원에서 하는 게 아니라 각사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 부사장은 인력감축 규모와 관련해서는 "반도체 등 일부 계열사와 사업부문을 제외하고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의 실적은 좋기 때문에 큰 폭의 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학수 실장 등 그룹 수뇌부는 "5∼6년 뒤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이건희 회장의 발언 직후 최근 각 계열사에 사업재편 및 신수종사업 발굴 등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짤 것을 지시했었다.

여기에는 기존 사업 재편과 인력 재배치 내용도 포함됐다.

따라서 이날 이학수 실장 등의 발언은 삼성이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인력감축을 하지는 않겠지만 일부 계열사에 한해서는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인력감축을 실시할 가능성이 큰 곳으로는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SDI,삼성코닝 등 일부 전자계열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계열사는 기존 사업부문 중 성장한계에 직면한 사업을 정리하면서 '희망퇴직'을 받는 형태로 인력을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