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퍼트는 주로 홀 어느 쪽으로 빗나가는가.

오른손잡이의 경우 상당수는 홀 왼쪽으로 흐를 것이다.

왜 그럴까.

쇼트게임 교습가인 데이브 펠즈는 "퍼트할 때도 아이언이나 우드샷을 할 때처럼 임팩트존에서 손목을 롤링해주기 때문에 퍼터 페이스가 틀어져 볼이 왼쪽으로 간다"고 진단한다.

펠즈는 그 대안으로 '집게발 그립'을 권한다.

그립을 잡는 오른손 형태가 새우나 게의 집게발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펠즈는 이 그립이 톱으로 나무를 자를 때와 모습이 비슷하다고 하여 '톱질(saw) 그립'이라고 부른다.

펠즈는 이 그립을 하면 퍼터헤드가 뒤틀어지지 않고 퍼트라인을 따라 정확히 앞뒤로 움직이기 때문에 볼이 왼쪽으로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 미국PGA나 챔피언스투어 프로 가운데 이 퍼팅그립으로 효과를 보는 선수들이 많다.

마크 캘커베키아,스튜어트 싱크,크리스 디마르코,베른하르트 랑거,마크 오메라 등이 그들이다.

이 선수들은 퍼트 랭킹(홀당 퍼트수)이 투어 내에서 모두 100위 안에 들었고,오메라는 챔피언스투어에서 이 부문 5위를 달리고 있다.

조니 밀러(60)는 "이 그립이야말로 최근 수년 래 퍼팅기법에서 가장 극적인 혁신"이라고 평가한다.

집게발 그립의 경우 왼손은 일반 퍼팅그립처럼 불변인 상태에서 오른손을 잡는 방식에 따라 약간씩 달라져 네 가지로 나뉜다.

◆직각(perpendicular) 그립:오른손 집게 손가락은 샤프트를 따라 수직으로 내려주고,엄지와 마지막 세 손가락은 샤프트 앞쪽으로 나온다.

임팩트 순간 손목이 롤링되는 골퍼들에게 효과가 있다.

터치감이 탁월해 랑거와 캘커베키아가 애용한다.

◆집게발(claw) 그립:오른손 전체로 그립을 감싸쥐는 것으로,오른손과 팔이 샤프트와 동일선상에 있도록 해준다.

따라서 퍼터헤드가 퍼트라인을 따라 움직이도록 하는 데 그만이다.

이 그립 역시 임팩트 후 퍼터 페이스가 잘 뒤틀어지는 골퍼들에게 적합하다.

디마르코가 이 그립을 한다.

◆평행(parallel) 그립:톱질할 때 톱을 지지해주듯 오른손을 쭉 편 다음 손가락 끝부분을 그립에 갖다댄다.

퍼터 헤드의 경로를 일직선상에 유지시켜 주며 부드러운 스트로크를 하는 데 유용하다.

챔피언스투어에서 활약 중인 오메라가 이 그립을 한다.

◆수직(vertical) 그립:오른손등이 전면을 향하게 한 상태에서 집게 손가락은 그립 위에 얹고,마지막 세 손가락은 샤프트 뒤쪽에 위치시킨다.

왼손목이 잘 꺾이는 골퍼들에게 권장되며,퍼터헤드를 퍼트라인상에 있게 해준다.

싱크와 브라이언트가 애용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