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회장의 뉴스코프가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머독 측과 WSJ의 모회사인 다우존스가 지난 주말 신문의 편집권 보호 방안에 대해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고 26일 보도했다.

다우존스 지분 64%를 보유한 밴크로프트 가문은 50억달러에 이르는 머독의 인수 제안에 편집권 간섭을 우려하며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지난 22일 다우존스 측은 머독에게 WSJ 발행인과 편집인,다우존스 뉴스와이어 회장을 고용하거나 해고할 경우 특별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걸었다.

이에 대해 머독 측은 25일 WSJ 편집인에만 이 같은 절차를 적용하자는 협의안을 제시,인수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밴크로프트 가문 일부가 여전히 머독에 신문을 매각하길 꺼리고 있지만 가장 첨예한 문제인 편집권 문제가 해결될 경우 협상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머독 회장이 미국 구독량 2위의 WSJ를 인수하는 데 성공할 경우 미디어 산업에 대한 그의 입지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한편 머독이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신문 WSJ의 편집권에 과도하게 간섭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머독이 목표 달성을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경제적 정치적 자산과 미디어의 영향력 등을 사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머독이 1981년 영국 타임스 오브 런던 인수 후 약속했던 편집권 독립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WSJ 역시 그의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한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