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대한민국 BSC 대상] 리더의 강력한 추진력이 경영성과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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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는 금융위기 이후의 금융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2003년 이후 역할론에 대한 고민에 휩싸여 있었다.
역할 재정립과 변화,혁신을 위한 추진 동력이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커져 갔다.
이 시기에 민간 출신의 최장봉 사장이 취임하면서 펼친 승부수가 바로 BSC(Balanced Scorecard·균형성과 실행체계)였다.
3급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략 목표와 성과 지표를 만들어 BSC를 적용했고 이 평가가 상여금에 직접 영향을 미치도록 했다.
BSC 운영 성과에 따른 성과급 차이가 1인당 800만원에 달했다.
예보는 BSC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기적인 '워크아웃 타운미팅'을 병행하며 성과 지표와 이행 과제를 점검했다.
BSC의 성과는 도입 1년을 넘기면서 다양한 결과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돋보였던 결실은 전략목표 실행 과정의 하나로 만든 지분매각 연구반을 통해 나왔다.
지난해 4월 신한금융지주 보통주 6.22%를 전날 종가에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 매각한 것이다.
과거 비슷한 규모의 주식을 블록 세일할 경우 전날 종가보다 3%가량 할인된 가격이 적용됐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다.
예보는 이를 통해 400억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예보는 이후 올 2월에도 신한금융지주 지분 5.10%를 전날 종가에,이달에는 우리금융 지분 5%를 전날 종가보다 1.09% 할인된 가격에 매각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분 매각을 얼마나 잘하느냐'를 성과 지표로 만들고 관리한 덕분이었다.
국내 기관과 조직에 BSC 도입이 확산되면서 이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낸 기관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대한민국 BSC 대상'에서 수상의 영광을 차지한 5개 기관들은 BSC 구축 과정을 통해 조직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하고 이를 실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 수상 기관들은 다양한 사업적 특성으로 인해 BSC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경영자(CEO)·기관장의 강력한 추진 의지를 바탕으로 조기에 정착시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올해 민간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현대건설이 대표적이다.
2003년 국내 건설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BSC를 도입한 현대건설은 지난해 이종수 사장이 BSC의 확대 실시를 지시하면서 세부 조직과 현장에까지 깊숙이 적용했다.
2003년에는 본부 단위에서 300여개 KPI(성과 지표)로 BSC를 적용했지만 지금은 본부 외에 400여 국내외 현장을 포함,2000여개 KPI를 중심으로 전산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현대건설은 이 과정에서 개별 사업의 성과 정의가 힘든 국내외 토목 건축 주택 플랜트 전기 공공 사회간접자본(SOC) 등 분야의 각 특징을 반영해 KPI를 수립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만족 관리와 HQRS(현대건설 품질관리시스템),안전재해 관리,지식 등록, 직무교육 강화 등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줬다.
고객 만족도는 2003년 82.6점에서 지난해에는 93.5점으로 높아졌고 지식경영 등록·활용 건수는 같은 기간 5000건에서 2만5000건으로 급증했다.
BSC 도입 전인 2002년 부채 비율 779.8%,순이익 192억원이던 재무 상황도 지난해에는 부채 비율 212.2%,순이익 3976억원으로 비약적으로 개선됐다.
정부 부문에서 BSC 대상을 공동 수상한 해양경찰청과 국세청은 정부의 성과관리 시스템 구축 독려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근무성적 평정 등에서 한계가 나타남에 따라 BSC를 도입,이를 극복한 공통점이 있다.
해양경찰청(청장 권동옥)은 2003년 BSC 도입을 추진했다가 한 차례 실패를 겪었다.
직원들의 이해가 부족해 참여도가 낮은 상태에서 컨설팅업체 위주로 시스템을 개발한 데다 재정사업 분야에 한정지음으로써 전반적 성과 평가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듬해 전담팀을 구성하고 각 팀별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재도전에 나섰다.
매뉴얼을 자체 제작해 현업 부서에 배포,상시학습 체제를 갖추고 워크숍과 토론회를 통해 전사적인 BSC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다.
국세청(청장 전군표) 역시 기존의 평가체제가 있었지만 성과 향상과 발전의 도구가 아니라 통제와 감독을 위한 평가였다는 점에서 BSC 도입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초기 도입에 따른 어려움을 딛고 1만5000여명 전체의 성과 관리를 위한 경영혁신 방안으로 안착시켰다.
두 기관 모두 실제 업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 정부 기관 부문에서 공동 수상 기관으로 선정됐다.
공공 부문에서 예보와 함께 공동 수상한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은 하태신 이사장의 추진력에 힘입어 짧은 기간에 BSC를 정착시켰다.
BSC에 기반한 내부평가 제도를 도입한 지 불과 2년 만인 2006년 온라인 실시간 BSC 성과평가 시스템으로 고도화하는 등 전사적 BSC 평가시스템 도입을 통해 공단 경영체질 개선과 도로교통 안전에 다양한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