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청정 에너지원'으로 불리는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가 동해에 부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정부는 동해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매장량을 우리나라가 30년간 쓸 수 있는 6억t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2015년께 상업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산업자원부는 가스 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단이 지난 19일 포항 기점 동북방 135km,울릉도 남방 약 100km 동해상에서 자연 상태의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실물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발표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천연가스가 저온·고압 상태에서 물과 결합해 형성된 고체로 드라이아이스와 모습이 비슷하며,불을 붙이면 타기 때문에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기도 한다.

개발사업단은 20일 인근 지점에서 추가 채취를 실시한 결과 19일보다 더 많은 분량을 캐냈다고 밝혔다.

성분은 약 99%가 메탄가스로 연료로 쓸 수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 가운데 최상급인 것으로 파악됐다.

개발사업단은 동해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수심 2072m 지점의 해저면 아래에 존재하며 해저면 6.5m 지점에서부터 약 2cm 두께로 분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자부는 현재까지 가스 하이드레이트 실물 채취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일본 인도 중국뿐이며 한국은 다섯 번째라고 설명했다.

이재훈 산자부 2차관은 "동해에는 약 6억t의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분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매장량 윤곽은 9~10월 본격적인 심해저 시추가 끝나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30년간 쓸 수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동해에서 채취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고유가 시대를 헤쳐 나가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이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느라 지출한 돈은 120억달러. 만약 동해 가스 하이드레이트 추정 매장량 6억t을 모두 채굴한다고 가정하면 30년간 3600억달러를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가 현실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매장량이 6억t에 달할지 단정하기 힘든 데다 전 세계적으로 가스 하이드레이트에서 가스를 저렴하게 뽑아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캐나다도 엄청난 규모의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경제성 때문에 부존 여부,매장량이나 개발 시점 등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도 이 때문에 향후 계획에서 본격 상업생산 기술을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이를 위해 총 1600억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가스 하이드레이트에서 가스를 뽑아내는 기술은 크게 3가지. 이산화탄소를 집어넣어 가스를 뽑는 치환법,뜨거운 물을 넣어 가스를 분리시키는 열수법,저온 고압 상태의 고체 덩어리에서 압력을 점차 떨어뜨림으로써 가스를 캐내는 감압법 등이다.

한편 전 세계 가스 하이드레이트 매장량은 동해 추정 매장량의 1만7000배 수준인 10조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