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사용자 10명중 1명 "아이폰 사겠다"

AT&T, 신규고객 기대…他이통사는 비상

29일 출시되는 애플의 '아이폰'이 미국 이동통신 시장의 지형을 크게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한 시장조사 기관의 자료를 바탕으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휴대폰 사용자 10명 가운데 1명가량은 아이폰 구매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 대상자 1만1064명 가운데 9%는 아이폰을 적극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에서 고급 휴대폰 사용자가 100만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이폰의 이 같은 인기는 시장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특히 구매 희망자의 64%가 현재 AT&T 가입자가 아닌 다른 이동통신사 가입자인 것으로 나타나 아이폰을 독점 공급할 AT&T가 많은 신규 고객을 창출할 기회도 얻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다른 이동통신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T-모바일USA의 고객 이탈이 가장 많을 것으로 관측했다.

T-모바일USA 가입자의 12.5%가 적극적인 아이폰 구매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 밖에도 스프린트넥스텔 가입자 8.1%와 버라이어즌와이어리스 가입자 6.7%도 적극적으로 아이폰을 살 것이라고 답변했다.

아이폰은 애플의 MP3플레이어인 아이팟과 함께 시너지 효과도 낼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아이폰 구매 희망자의 64%는 이미 MP3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아이팟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 가운데 12%가 '아이폰' 출시를 기다리며 휴대폰 구입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애플 측이 아이폰에서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YouTube)의 비디오들을 볼 수 있을 예정이라고 발표하면서 아이폰의 인기가 더욱 치솟고 있다.

애플의 발표에 따르면 아이폰 출시와 동시에 1만여개의 유튜브 비디오를 아이폰에서 볼 수 있을 예정이며 애플은 계속해서 더 많은 비디오들을 업데이트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이폰은 가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아이폰의 높은 가격과 이동통신사 AT&T로 이동하는 비용 때문에 아이폰 구입을 주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아이폰은 사양에 따라 499달러와 599달러에 출시될 예정이다.

연구조사업체 IDC가 45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0%는 아이폰에 관심이 있다고 대답했지만 막상 구입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0%가 채 되지 않았다.

다만 응답자의 18%는 만약 아이폰이 299달러 이하로 판매 가격이 떨어질 경우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시브 바크시 IDC 연구원은 "최신의 멋진 기기를 소유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전자제품 마니아나 애플의 팬들은 주저없이 아이폰을 구입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많은 일반인들은 두고 보자는 입장이어서 판매 가격이 그들의 수요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