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협회, 삼성테스코 등 22개업체 시상

서비스는 이제 먹고 마시고 노는 소비성산업이 아니다.

이 산업은 지난 1990년 이후 모두 6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2005년 기준으로 볼 때 국내 전체고용의 65.5%를 차지한다.

GDP에서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체의 56.3%를 점유하고 있다.

단지 '친절한 미소'가 서비스의 상징이던 시대는 오래 전에 물러간 셈이다.

이런 시점에서 서비스의 원천을 개발한 미국 중소기업이었던 빈(L.L.Bean)의 서비스 정신을 살펴보고 타산지석으로 삼는 것도 좋을 듯하다.

빈은 미국 메인주 프리포트에 있는 통신판매업체다.

이 회사는 연간 61개의 상품카탈로그를 미국을 비롯 140개국에 배포해 전화주문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해준다.

2005년 이 회사는 전세계 1450만명의 고객에게 상품을 공급해줬다.

미국의 한적한 시골도시에 자리잡은 이 기업이 세계적인 회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빈의 독특한 서비스 정신과 서비스 프로세스 덕분이었다.

이 회사는 등산 낚시 캠핑 여행 등 아웃도어 제품을 판매한다.

이 회사가 정식으로 설립된 것은 1912년으로 90년이 넘은 기업이지만 실제 창업주인 레온 빈이 개인사업으로 시작한 것은 1895년으로 111년이나 된 셈이다.

창업주인 레온 빈은 12살 되던 해 생일 무렵 부모를 한꺼번에 잃고 말았다.

그는 어린 세 동생을 키워야 하는 입장이 됐다.

그들은 하는 수 없이 부모의 친구집에 기거하게 됐다.

13살 되던 해 그는 아버지의 친구와 함께 애팔래치아 산맥으로 사냥을 가게 됐다.

이 때 그는 숲에서의 생활에 매료돼 평생을 아웃도어 활동을 도우는 서비스산업에 종사하게 됐다.

이 회사가 글로벌 서비스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레온 빈이 제창한 서비스정신 덕분이었다.

그는 '빈의 황금비율'이란 서비스정신을 만들어냈다.

그의 말을 그대로 번역하면 "좋은 물건을 합리적인 이윤을 받고 판매하고,고객을 인간적으로 대하면 그 고객은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 내용을 조금 쉽게 풀이하자면 고객에게 잘해주면 그 비율 만큼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이 황금비율 이론은 지금도 깨지지 않는 이 회사의 철칙이다.

현재 빈의 회장인 레온 고어맨은 "고객서비스란 낮이든 밤이든 절대 끊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보상하는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빈의 이 같은 서비스철학은 먼저 '전화받기'에서 시작한다.

이 회사에선 어떠한 경우에도 고객으로부터 걸려온 전화 벨이 3번 울리기 전에 받아야 한다.

3번 울리기 전에 받지 못한 전화가 2%를 넘어서면 비상사태로 본다.

또 전화를 받았을 경우 20초 안에 담당자가 응답해야 한다.

더욱이 첫 대화가 끝나는 순간 고객요구의 90%를 해결해줘야 한다는 것이 목표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 회사는 12월 황금시즌일 땐 무려 4000명의 직원이 전화를 받는다.

이 회사의 가장 두드러진 서비스 전략은 '100%의 보증(guarantee)'이다.

이 회사가 판매하는 상품에는 아무런 조건이 없는 보증서가 들어 있다.

때문에 상품에 하자가 없어도 소비자가 만족하지 않으면 즉시 돈으로 반환해준다.

이러한 사항을 포함해 이 회사는 고객서비스를 위한 7대 전략을 마련해놓고 있다.

7대 전략은 △제품보증 △상품보유능력 △편리성 △주문충족시간 △소매서비스 △물류혁신 △시장이미지 등으로 이를 철저하게 체크하고 개선한다.

이 같은 서비스활동 덕분에 빈은 세계적인 통신판매업체로 부상한 것이다.

이제 한국에서도 미국 회사들보다 앞선 서비스업체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시점에서 서비스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표준협회(회장 이계형)는 서비스품질 우수기업에 대해 포상하는 '한국서비스대상(KSGP)'을 마련했다.

표준협회는 26일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서비스대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이번 서비스대상에는 삼성테스코 금호리조트 롯데건설 등이 6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으며 금호렌터카 롯데관광 삼성화재 신한은행 등 총 22개사가 수상업체로 선정됐다.

이 서비스대상은 기업들이 고객중심의 서비스품질경영 시스템 구축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심사기준은 △리더십 △전략 △고객만족 △정보 지식 △인적자원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7개 분야를 평가했다.

한국표준협회는 앞으로 한국의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해 이 서비스대상제도를 국제수준으로 향상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