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전의 핵심은 IT 회복세..주가상승 속도 충족시킬지가 관건"

올해 하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주요기업들의 실적이 대폭 호전될 것으로 기대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실적 호전전망은 이미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전체 기업들의 실적호전의 핵심은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업종의 회복세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나 하반기 실적호전 기대가 주가에 먼저 반영되면서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구가한 만큼 하반기 실적개선의 폭과 속도에 따라 증시 향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주요 상장사 하반기 실적 `장밋빛'.."예상됐던 일" = 24일 FN가이드에 따르면 21일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100위까지 상장사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규모는 각각 308조6천697억원과 28조9천34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각각 5.34%와 27.50%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추정치는 또 올 상반기에 비해서는 매출은 6.28%, 영업이익은 12.14% 늘어난 것이다.

이번 조사는 2개 이상의 증권사들이 내놓은 올 하반기 기업 실적 추정치를 집계, 평균한 것이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올 하반기 두자릿대의 영업이익 증가전망은 시장에서 이미 예상됐던 수준"이라며 "조선, 기계 등 최근 좋은 실적을 내놓은 업종의 실적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그동안 다소 부진했던 정보기술(IT)업종과 증권업종이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올해초부터 그려졌던 그림"이라면서 "증가율 기준으로 올해 1분기는 좋지 않았으나 2분기 이후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3분기의 실적 증가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전했다.

◆ "역시 삼성전자 등 IT 업종 회복이 하반기 실적호전의 핵심" = 황 팀장은 이와 함께 "하반기 전체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지의 관건은 역시 IT"라며 "IT는 하반기 턴어라운드 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하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2조6천896억원과 3조3천296억원으로 전망돼 지난해 동기에 비해 매출은 5.77%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4.67%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올 상반기에 비해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20%와 53.35%가 늘어나는 것이다.

하이닉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7천834억원과 6천89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매출액은 6.76% 늘지만 영업이익은 42.53%나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 비해서는 매출은 9.26%, 영업이익은 무려 97.94%나 증가하는 것이다.

특히 LG필립스LCD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8천766억원과 6천713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와 올 상반기에 비해 모두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도 하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조6천83억원과 7천27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8.44%와 48.44% 늘고, 올 상반기에 비해 3.44%와 3.48% 증가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수주 모멘텀이 살아있는 중공업도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중공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7조7천38억원과 9천124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14.41%와 62.73% 늘고, 올 상반기에 비해서는 4.21%와 9.59% 증가하며 삼성중공업은 4조1천365억원과 2천900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25.63%와 389.11%, 상반기에 비해서는 각각 8.32%와 57.6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 "실적 호조로 주가도 함께 상승할까.

.실적 확인과정 필요" = 대우증권 조 부장은 "IT업종의 경우 아직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만큼 실적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IT는 현재 실적 기대감이 주가상승으로 선반영된 상태이지만 앞으로 `V'자 모습으로 증가할지 아니면 다시 기복을 보일지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황팀장은 "2분기는 어닝쇼크만 없다면 주가하락 없이 실적시즌을 잘 넘길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는 실제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시켜주느냐에 따라 주가의 향배가 달라질 것"이라며 "2분기 이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실적 개선세의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재 주가가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곽세연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