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13.6%와 극동건설 스타 리스 등을 매각해 2조1500억원 가량을 회수했지만 한국 국세청이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벨기에에 각각의 투자법인을 세운 뒤 외환은행(LSF-KEB 홀딩스) 극동건설(극동홀딩스) 스타리스(에이치엘홀딩스)의 주식을 사고 팔았는데 벨기에의 경우 조세조약에 따라 비거주자의 유가증권 양도차익에 대해선 거주지국(벨기에)이 과세권을 갖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은 조세조약에 이 같은 거주지국 과세원칙을 갖고 있다.

만약 론스타의 '스타타워' 매각차익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거쳐 과세한 것처럼 이번에도 세무조사를 통해 벨기에 법인을 '페이퍼컴퍼니'로 판정하고 양도차익의 실질 귀속자가 미국에 있는 론스타 펀드(투자자)임을 밝혀낸다 해도 역시 한·미 간의 조세조약에 의거해 주식양도차익은 소득자 거주지인 미국이 과세하도록 돼 있다.


스타타워에 대한 매각차익의 경우 '부동산 점유비율이 높은 법인의 주식에 대해선 원천지국(한국)이 과세할 수 있다'는 한·미 조세조약의 예외규정이 있어 과세가 가능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강력한 과세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전군표 국세청장은 지난해 7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열린우리당 우제창 의원이 "론스타가 벨기에 소재이면 거주지국 과세원칙에 따라,실질소득이 미국에 귀속된다면 조세조약에 따라 과세가 불가능한데,과세가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과세에 자신한다.

고정사업장을 근거로 과세하는 방법도 다각적인 검토 방법의 하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론스타의 한국법인인 론스타코리아가 외환은행 등을 사고파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입증함으로써 한국 거주자로 간주해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으로 추정된다.

거주자에 대해선 유가증권 양도차익에 대해 매각금액의 10%나 양도차익의 25% 중 적은 금액을 과세할 수 있다.

론스타는 지난해 스타타워 매각차익에 대해 국세청이 추징한 1400억원에 대해선 세금을 내지 않은 채 국세심판원에 심판을 요청한 상태다.

국세심판원은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조세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론스타코리아의 국내 재산 등에 압류를 해놓았으나 외환은행이나 극동건설 스타리스 등의 주식에 대해선 각각 지배하는 펀드와 투자자가 달라 압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과 관련,검찰은 지난해 12월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을 구속기소했다.

올 1월 시작된 1심 공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시민단체에선 론스타의 '먹튀'를 막기 위한 외환은행 주식 처분금지 가처분 등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금융 감독당국은 '1심 판결을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 감독당국은 매매계약 체결 시 새로운 대주주 자격심사를 매개로 매각 승인의 권한만을 갖고 있을 뿐"이라며 "법원의 최종 판결 이전에 매각계약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