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영을 떠받치는 또 하나의 축은 '인재경영'이다.

이건희 회장은 이를 '천재경영'이라는 용어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빌 게이츠,지아니 베르사체,스티븐 스필버그 같은 천재들이 10만명,100만명을 먹여살릴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만큼 국가적으로도 천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똑같은 얘기를 했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가 앞서가는 일본과 뒤쫓아오는 중국 사이에 끼어 있는,이른바 '샌드위치'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제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바꾸고 우수한 인재를 키워 천재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 회장이 얘기하는 '천재'는 어떤 사람들일까.

단순히 지능지수가 높거나 한 방면에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이 회장이 중시하는 천재의 자질은 지식의 통일성과 독자성을 동시에 소화해낼 수 있는 능력,자유로운 상상력과 뛰어난 창의성,합리성과 감성의 조화를 극대화할 수 있는 힘 등이다.

이 같은 천재의 모습은 '생각의 탄생'을 저술한 로버트 루트번스타인과 미셀 루트번스타인의 '전인(全人·whole men)'과 유사하다.

부부인 두 사람은 '전인'을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미켈란 젤로처럼 과학과 예술 등 전문가의 영역을 넘나들며 제각각 떨어진 지식을 통합한 사람으로 정의했다.

이 개념을 창조경영에 접목하면 '전인'은 창조적 사고를 통해 불확실성이 넘치는 환경을 돌파해야 한다.

샘솟는 아이디어들을 어떤 형태로든지 기업의 부와 가치로 연결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 전략을 설계하고 시장을 창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이건희 회장이 생각하는 '천재'는 비즈니스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이런 인재를 키울 수 있느냐다.

작곡가 슈만은 '전인성(wholeness)'을 기르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교양 있는 음악가라면 라파엘로의 마돈나 그림을 연구해야 하며 화가라면 모차르트의 교향곡을 공부해야 한다.

화가는 시를 그림으로 바꾸고 음악가는 그림에 음악성을 부여한다."

결국 돌고돌면 감각의 컨버전스요,복잡성에 대한 역사적 통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런 천재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물론 나라의 인재양성이 그의 의무는 아니지만….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