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옛 세종증권)을 인수한 농협이 1년 반 만에 인수 금액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평가차익을 거두는 등 증권사를 인수했던 기업들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증시 활황에다 증권사 인수·합병(M&A),자본시장통합법 제정 등 호재가 잇따르면서 증권주 주가가 급등한 덕분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NH투자증권을 인수한 농협은 NH투자증권 주가가 뛰면서 1년6개월 만에 107.5%의 평가수익률을 내고 있다. 평가차익은 2255억원으로 인수에 들인 원금보다도 많다.

농협은 작년 1월 NH투자증권 대주주 지분 45.96%를 주당 9465원에 인수했다. 이후 주주대상 100%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농협이 전량 인수함으로써 현재 지분율은 47.54%로 늘어났다. 증자분을 감안해 현재 주가 기준으로 실질 인수 가격을 계산하면 주당 8700원 정도 된다.

2005년 브릿지증권을 인수한 골든브릿지도 매입 후 2년 만에 수익률이 425%에 달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골든브릿지는 당시 브릿지증권 대주주이던 외국계 BIH로부터 주당 1040원에 지분 65.9%를 넘겨받았다. 인수에 투입한 자금은 모두 298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5배 이상으로 치솟아 단순 평가차익은 무려 1229억원에 달하고 있다. 더구나 골든브릿지는 지난해 보유지분 가운데 10%를 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적지 않은 이익을 챙겼다.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서울증권 인수에 성공한 유진기업도 6개월여 만에 41%가량의 평가수익을 올리고 있다. 유진기업은 당초 장내 매집을 통해 9% 이상의 지분을 취득한 데 이어 공개매수 형태로 주당 1500원에 2900만주를 추가 매수했으며,이후 서울증권 강찬수 회장 지분 중 5%가량을 주당 1600원에 넘겨받았다. 이어 올해 초 유상증자 과정에서 6500만주 이상의 물량을 주당 855원에 추가 배정받았다.

따라서 정확한 평균 매입단가를 계산하기 어렵지만 중간 값으로 어림잡을 경우 유진기업은 서울증권 인수 후 670억원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