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대북 식량(쌀)차관 제공 시기를 내주 초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신언상 통일부 차관이 22일 밝혔다.

신 차관은 이날 서울 시내 정부종합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정부는 대북 식량차관 제공 문제에 대한 실무적 검토를 그동안 해왔으며 지금도 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이 문제는 무엇보다도 국민적 이해와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내용"이라면서 "그동안 이와 관련된 상황에 변화가 많이 있었고 지금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차관은 내주 초 발표할 내용에 대해서는 "첫 항차 시기를 포함해 전체적인 40만t 계획에 대해 밝힐 것"이라며 "수송에 4개월 정도 걸리겠지만 태풍이나 우천으로 늦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측이 여러 경로를 통해 어려움을 호소해왔다"고 소개한 뒤 "쌀 지원 방침에는 변함이 없으며 가급적 빠른 시기에 때에 맞게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밥은 밥 때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물량의 많고 적음에 따라 첫 항차 시기가 유동적이지만 이르면 이달 안에, 늦어도 7월 초에는 쌀을 실은 첫 배가 북측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신 차관은 아울러 "2.13합의 내용과 쌀을 지원하는 문제는 엄격하게 연계된 것은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향후 북핵 상황에 따라 여론이 악화될 경우 쌀 차관 수송이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5년이 걸릴지, 1년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을 이 자리에 끌어와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 과정은 상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것이며 억제적 또는 촉진적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차관은 우리 정부의 대북 중유 5만t의 제공시점에 대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대표단이 들어가고 북측과 협상하고 사찰단도 들어가야 하고 폐쇄조치도 있어야 하고 이런 몇단계가 있으며 거기에 맞춰 차질 없이 제공할 것"이라며 준비절차에 1개월이 걸린다고 소개했다.

힐 차관보의 방북 정보를 통일부가 이틀 늦게 파악했다는 지적과 관련, 신 차관은 "(이재정) 장관은 어제 오전 일찍 인지했고 저는 어제 개성에 다녀온 뒤 알게 됐다"고 설명, 부처간 정보공유에 허점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그는 이어 전날 정보를 파악한 경로가 외교통상부가 아니었음을 확인한 뒤 "시차가 있을 수 있지만 외교부로부터 즉시 들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은 개선할 부분"이라며 사실상 유감의 뜻을 전했다.

신 차관은 남북이 6월중 갖기로 합의했던 일부 실무접촉들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설명한 뒤 "경공업.지하자원 실무협의는 가격 때문에 이견이 있지만 의견이 많이 좁혀지고 있어 가까운 시일에 접촉을 가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공사가 38%까지 진척됐다며 "완공 이후 많은 이산가족이 상봉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7월부터 면회 및 면회소 운영과 관련한 대북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21일 비료 6천500t을 실은 배가 여수를 출항하면서 지난 2월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합의된 대북 30만t 비료 지원 사업이 종료됐으며 북한 수해지원용 쌀 잔여분 1만500t 수송도 23일과 25일 두차례에 걸쳐 마무리된다고 신 차관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석 정준영 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