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저는 제주시 용담3동 용담해안도로 인근에서 제주도 향토음식점 '초이색(初二色)'을 운영하는 양정심(44)이라고 합니다.

약간 어려워 보이는 가게 이름은 남편이 지었답니다.

'맛과 서비스 두 가지를 개점 초기처럼 다양하게 형형색색 제공한다'는 뜻이라고 하네요.

어렵다고 제가 반대했지만 향토음식점에는 한자말이 어울린다는 의견도 있어 그대로 따랐지요.

식당 건물 자체는 멀리서 봐도 눈에 확 띌 정도로 특색이 있거든요.

옆에는 예식장과 펜션 건물이 같은 부지에 자리잡고 있어 언뜻 보면 매출이 잘 나올 것 같은 입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1년 넘게 장사해보니 시너지 효과가 그렇게 크지는 않은 것 같아요.

펜션 투숙객들이 아침을 드시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실정입니다.

원래 이 음식점은 건물 소유주가 동일한 부지 안에 펜션과 예식장,음식점 세 가지 용도의 건물을 지어놓고 그 중 하나를 임대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들어올 때부터 음식점 매장 안팎을 제 마음대로 손대기가 힘들었지요.

일일이 건물 주인과 협의를 거쳐야 하니까요.

지난해 2월 개점했으니 이제 1년4개월 정도 영업했는데요,겨울이 제일 힘든 계절이에요.

관광객이 뚝 끊어지거든요.

봄과 여름이 비교적 나은 편이지요.

지난 4월과 5월을 결산해보면 그런대로 장사가 괜찮았어요.

하루 100만원 정도 꾸준히 올랐으니까요.

한달로 치면 3000만원인데,여기서 식재료비(매출대비 40%)와 인건비(400만원),월세(300만원),점포관리비(100만원) 등 지출비용을 빼더라도 순익이 1000만원 정도 되거든요.

문제는 찬 바람이 부는 가을과 겨울입니다.

여름이 끝나갈 즈음이면 이 때문에 골치가 아픕니다.

계절적인 비수기를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요.


< 컨설팅에 참여한 전문가 >

○고경찬 한국조리·제과·제빵학원장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
○기영환 중기청 자영업지원팀장
○강창동 한경 유통전문기자

상권과 입지는

이 음식점은 제주의 명승지인 '용두암'을 따라 '용담포구'로 이어지는 용담해안도로에서 내륙인 제주공항 방향으로 접어드는 2차선 도로변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매장과 소유주가 같은 웨딩홀과 펜션은 해안도로에서 곧바로 진입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초이색 매장은 이보다 뒤편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초이색은 관광지와 해안도로에 접해 있어 배후에 거주하는 동네 주민들이 쉽게 찾아오기 힘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음식점 주변으로는 근사하게 꾸며진 펜션이나 콘도,별장 등이 모여 있고 단층이나 2층 규모로 지어진 상가의 경우 횟집,제주 토속 음식점,특산물판매점 등으로 이뤄져 관광객이나 일부 회식 수요를 겨냥하고 있는 점포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관광객들은 대개 버스나 렌터카를 타고 이곳을 거쳐가는데,관광버스의 경우 음식점을 예약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 일대 가게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은 대개 점심 식사를 관광지 주변에서 하고 저녁은 제주 시내에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저녁 매출이 떨어지는 것이 이 상권의 결정적인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해외여행이 보편화돼 국내 여행의 인기가 떨어져 있음을 감안할 때 관광객 수요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면 점포 매출이 불안정해질 것입니다.

특히 초이색처럼 100평이 넘는 대형 매장일 경우 그만큼 높은 임대료를 지급해야 하므로 특정 시간대와 특정 계절에 손님이 편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가게의 문제점은

건물만 보면 음식값 비싸보여

이 음식점은 외부에서 봤을 때 서양식 목조건물로 아름답게 지어져 있습니다.

마치 고급 레스토랑 같은 점포의 외면은 오히려 저렴하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이 선뜻 매장으로 쉽게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객단가가 높을 것 같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로변에 있는 입 간판의 색깔이나 글씨체 역시 아쉬움을 주는데,우선 매장 이름이 한문으로 적혀 있어서 쉽게 이름을 기억할 수 없고 어떤 음식이 판매되는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외부에서 보면 마치 객단가가 높은 음식점으로 인식될 수 있어 간판에 음식 이름과 단가를 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매장 전면부에 간판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목조 건물에 간판을 설치하다보면 부식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건물주가 철저히 제한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는 특색있는 점포를 가지고도 점포 옆 도로를 자동차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가게를 알릴 수 없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 가게와 동일 부지 안에 있는 웨딩홀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연계 영업이 긴밀히 이뤄지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됩니다.

점주의 설명에 따르면 웨딩홀 손님들을 응대하다보면 자칫 주 고객인 관광객마저 놓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계절이나 시간별로 사정이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잘 조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매출을 더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매출의 90% 이상을 관광객들에게 의존하는 것은 매출의 안정성 측면에서 시정돼야 할 것입니다.

육지에서 놀러온 지인들을 안내해 가게를 찾는 제주도민이 불과 10%에 불과하다는 것은 점주의 영업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음식 맛에 자신감을 가진다면 과감하게 영업 활동에 나서야 합니다.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

돌잔치ㆍ피로연 등 단체행사 유치

이 가게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은 하나로 요약됩니다.

가게 손님이 관광객에 편중된 것과 관광객이 떨어지는 겨울철 비수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도민들을 최대한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배후 주민들보다는 직장인들을 대량 유치할 수 있는 메뉴 개발과 영업 전략 마련이 시급합니다.

우선 여름철에는 가게 주변 공간을 활용,매장 밖에서 시원한 바다 바람을 쐬며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야외에 식탁과 의자 등을 배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점포 겉모습을 보고 무슨 가게인지 고개를 갸우뚱하던 해안도로 아베크족들도 한번쯤 들어올 생각을 할 것입니다.

여름철 바닷가,시원한 바람과 야외 포장마차를 연상하도록 가게 외부 공간을 꾸며놓으면 저녁 시간 매출이 더 뜰 수 있습니다.

평소 손님이 차지 않는 가게 2층을 활용해 직장인 대상의 코스 요리 메뉴를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주 향토음식을 코스 요리화 하는 것이지요.

예컨대 A코스는 2만원짜리 조림요리,B코스는 3만원짜리 산채모듬요리 등으로 차별화해 내놓는다면 도심지 식당에서만 회식하던 직장인들의 별미 장소로 인기를 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주도의 가을과 겨울은 결혼 시즌입니다.

겨울에는 바로 옆에 있는 웨딩홀과 연계하는 영업전략을 생각해야 합니다.

기존 메뉴를 뷔페식으로 약간 변형해 1만원대 가격으로 내놓는다면 웨딩홀 방문객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겁니다.

일대에 뷔페 식당이 없다는 것도 기회 요인입니다.

결혼뿐만 아니라 돌 잔치나 공무원들의 단체 행사에도 가게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부가 가게에 함께 매달려 있지 말고 남편은 여행사 임직원들이나 골프 관광객들과 교류해 가게로 유치하는 영업맨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교회나 향우회 활동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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