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에게 주어지는 국내 최고 권위의 '제16회 다산경영상' 시상식이 13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8층 다산홀에서 열렸다.

전문경영인 부문에서는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이,창업경영인 부문에서는 이완근 신성이엔지 회장이 다산경영상을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역대 수상자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신윤식 하나로드림 회장,정규수 삼우EMC 회장,홍완기 홍진HJC 회장,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과 신상민 한국경제신문 사장 등 총 150여명이 참석해 이들의 수상을 축하했다.

시상식 직후 가진 특별강연에서 수상자들은 공통적으로 '혁신과 도전'을 강조했다.

이구택 회장은 "철강업 38년의 경험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정도로 변화의 속도가 빨라졌다"며 "기술 혁신에 중점을 두고 변화의 파도를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산의 실용적 기술관은 현재의 기술경영론과 유사한 혜안"이라며 "다산의 경세제민·실사구시 정신을 기업 경영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신배 사장은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위기가 찾아온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혁신을 통해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돈 잘 버는 회사보다는 깨어 있는 회사로 알려지길 원한다"며 "30년 뒤에 미래의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완근 회장은 "선박도장용 제습기,반도체 클린룸 등 남이 손을 대지 않은 사업에 진출해 기업을 일궈 나갔다"며 구멍가게 수준의 기업에서 출발해 커다란 사업을 일군 과정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심사위원장인 유동길 숭실대 명예교수는 심사평을 하며 독일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재치있게 소개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했을 때 현지 상공인들이 한국의 반도체산업이 발전한 이유를 물었다.

노 대통령이 답변을 못하자 동석했던 고(故) 최종현 당시 전경련 회장이 "반도체산업이 신생 산업이다 보니 공무원들이 제대로 신경을 못쓰는 동안 발전했다"고 답변했다는 것.유 교수는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이나 공무원들이 체육대회를 여는 시간에 성장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유 교수는 심사평에서 이날 수상자들에게 "이들이 진정한 영웅이고 애국자"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은 업그레이드된 품격으로 참석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40분 만에 행사를 끝냈던 작년과는 달리 현악 3중주의 연주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오찬을 포함해 2시간 동안 이어졌다.

또 라운드테이블을 배치해 참석자들이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최고 권위의 상이라는 위상에 걸맞도록 하겠다는 취지에 따른 것.신윤식 하나로드림 회장(8회 수상자)은 "시상식 때마다 참석했는데 역대 행사 중 이번이 가장 훌륭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수상 축하 건배를 제의한 정규수 삼우EMC 회장(10회 수상자)은 "훌륭한 상을 제정한 한국경제신문에 감사한다"며 "다산경영상이 노벨상의 권위에 버금가는 상으로 발전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건배 시간에는 수상자들이 각 테이블을 돌며 덕담을 건넸다.

이완근 신성이엔지 회장이 이구택 회장에게 "축하한다"고 덕담을 건네자 이 회장은 "창업하시느라 힘드셨죠"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시상식에는 수상 회사의 경영진 및 관계사의 CEO들도 대거 참석했다.

포스코에서는 윤석만 사장이,신성이엔지 측에선 이장원 루디스 사장,조병숙 신성CS 사장,박대휘 신성엔지니어링 사장,박봉규 우리기술투자 사장 등이 참석했다.

각 회사 직원들도 버스를 대절해 참석하는 등 시상식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수상자 가족들과 지인들도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완근 신성이엔지 회장의 경우 기획팀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아들 정훈씨와 차녀인 지선씨 부부가 자리를 함께 했다.

이 회장은 세 살짜리 외손녀인 지윤양을 안고 가족들과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 회장 부인 홍은희 여사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완근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탄천문화포럼 100인회' 회원들인 정용석 FM분당 대표,이경란 폴니한스코리아 사장,유혜원 신우산업 대표,김계주 이화여대 여성지도력개발센터 소장 등도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했다.


○…한국경제TV와 각 회사의 사내방송국도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수상자들은 한국경제TV와 즉석 인터뷰를 했으며 포스코,SK텔레콤 등의 사내 방송 스태프들도 총 출동해 시상식 취재에 나섰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