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청소미화원 민갑재씨 실상 공개 "최저임금 93만원으로 올려달라"

전국여성노동조합과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달 최저 임금을 93만원으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

목원대에서 청소일을 하고 있는 민갑재(45.여)씨는 이날 자신의 한달 수입과 지출 내역을 공개하며 "최저임금은 최소한의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임금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씨의 한달 수입은 주 40시간을 근로 기준으로 한 72만7천원으로 여기에 식대 2만원을 포함해도 74만7천원에 불과하다.

반면 지출은 세금 20여만원과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5학년 두 아들의 교육비 20만~30만원, 집세 30만원 등으로 월급을 받은 지 2~3일 뒤엔 통장이 어김없이 바닥을 드러낸다.

민씨의 경우 다행히 남편이 적으나마 일정한 수입이 있어 부족한 생활비를 남편의 월급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여전히 저축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청소 미화원의 대부분이 여성 가장인데 한달 월급으로는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며 "대부분 새벽 또는 야간에 우유나 신문 배달을 하고 식당에서 일하는 등 아르바이트를 통해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매년 오르는 물가 인상분을 반영해 생활 가능한 수준의 임금으로 결정하는 것이 최저 임금법의 기본 취지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노동자들과 사용자들 간의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통해 결정되는 최저임금 제도를 바꾸자는 취지에서 줄다리기 퍼포먼스를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