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갈까 갈아 탈까 … 상승 주도주 vs 기력 회복주
'기존 주도주냐 후발 소외주냐.'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며 조정 양상을 보이자 향후 어떤 종목이 장을 주도할지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수 1700 돌파의 일등공신이었던 굴뚝주들이 잠시 주춤하자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급등장에서 소외됐던 종목들이 차기 주도주로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조선 기계 철강 화학 등 기존 주도 업종의 실적 전망이 여전히 긍정적이어서 투자전략을 섣불리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굴뚝주 vs IT·자동차주

최근 조정을 받았던 조선 기계 건설 등 기존 주도주들은 12일 일제히 반등하며 부진을 털어냈다.

현대중공업(2.97%) 삼성중공업(2.55%) 대우조선해양(3.09%) 등 조선주가 동반 상승했으며 두산중공업(1.71%) GS건설(6.67%) 등 기계 및 건설업종 대표주들도 연속 하락세를 마감하고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증권업종지수는 이날 6.63% 급등하며 새로운 주도주로 등장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반면 최근 회복세가 뚜렷했던 삼성전자 하이닉스 현대차 등 IT와 자동차주들은 보합권에 그치거나 소폭 하락했다.

향후 시장 주도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안태강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조선 기계 등 기존 주도주들이 다시 반등하더라도 예전의 상승 강도를 보여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차기 주도주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IT 자동차 금융 등의 비중을 늘릴 시기"라고 주장했다.

반면 곽병열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올해 업종별 영업이익 전망치를 보면 조선 기계 운수장비 등이 양호하다"며 "전반적으로 기존 주도 업종의 강세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갖고 갈까 갈아 탈까 … 상승 주도주 vs 기력 회복주
◆업종 간·업종 내 차별화 감안을

주도 업종군 내에서도 주가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 또한 나온다.
주도주를 굴뚝주와 IT주로 나누는 이분법적 접근은 이제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조선 기계 등 기존 주도주 내에서도 업종 간 명암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며 "가령 기계업종 주가수익비율(PER)은 조선업종보다 크게 높아지면서 하락폭은 큰 대신 반등 강도는 약한 모습이 최근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IT주 전망과 관련,이 연구위원은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은 2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이 커지며 업황이 상승 추세로 접어든 반면 반도체 관련주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차별화된 흐름을 전망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도 "IT주 내에서도 제품별 사이클이 달라 차별화가 심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선주에 대해선는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

김용수 SK증권 연구원은 "5대 조선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올해 9% 안팎에서 내년에는 10%대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정동익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박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 중이고 우려했던 신규 수주도 지난해 수준을 능가하고 있다"며 "아직 조선주를 본격 매도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해영/서정환 기자 bono@hankyung.com